1970년대 ‘새마을노래’···”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아시아엔=김세만 대중음악칼럼니스트] 4.19혁명은 민주주의가 얼마나 많은 댓가를 치르고 나서 가능한지 생생하게 보여줬다.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의 희생으로 얻은 민주주의는 불과 1년 뒤 5.16 군사쿠데타에 의해 거꾸로 원위치되고 말았다.

파벌과 무능 무책임으로 세월만 ‘죽이는’ 민주당 정권을 대신해 들어선 박정희 군사정부는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를 외쳤다.

1967년 연임에 성공한 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 4월22일 농촌 부활운동을 제창하며 정부 주도 하에 새마을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새마을노래>는 문화공보부에 의해 건전가요로 지정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시각각 새마을회관 등을 통해 온마을에 퍼져나갔다. 국민 누구나 자연스럽게 따라부를 수 있게 된 최초의 ‘국민가요’인 셈이다.

“잘 살아보자”는 다짐으로 시작한 새마을운동은 초가지붕을 슬레이트로 단정하게 바꾸고 비가 오면 발목까지 빠지는 진창길을 시멘트 포장길로 탈바꿈시켰다. 1990년대 초까지도 새마을회관의 스피커를 통해 주민들 새벽잠을 깨우며 근면·성실·협동의 새마을정신을 전파한 그 유명한 노래, 바로 <새마을노래>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푸른 동산 만들어 알뜰살뜰 다듬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

서로서로 도와서 땀 흘려서 일하고

소득증대 힘써서 부자마을 만드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

서로서로 굳세게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워서 새 조국을 만드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새 시대가 열렸네 우리 모두 힘 모아

민주·복지·정의의 새 역사를 만드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새마을노래>는 박정희 대통령이 교직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사·작곡해 교과서와 관공서 책자에도 실렸다. 전국 마을과 직장단위로 도시와 농촌 골목마다 우렁차게 불리며 경제부흥의 상징이 된 ‘사기진작 가요’다.
대한민국의 해방과 민주화 및 산업화 역사는 이처럼 대중가요와 함께 발전했다. 대중가요는 서민의 삶을 진솔하게 반영하며 우리 가슴 속에 두고두고 간직돼야 할 소중한 무형자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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