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고수’가 되는 6가지 길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고수라 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하수라고 한다. 차이가 뭘까? 아마 가장 큰 차이는 통찰력의 차이가 아닐까? 축구에서 하수는 공만 따라다닌다. 공 한번 차보기 어렵다. 고수는 공이 어디로 올지 예측하고 미리 가 있다가 공을 잡는다. 바둑에서도 고수는 하수보다 미리 몇 수를 더 내다보고 바둑을 둔다.

기업운영에서도 하수는 남들이 성공한 분야를 뒤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고수는 유망한 분야를 예측하고 미리 그곳에 투자를 한다. 인생에서는 어떨까? 어떤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무리하다가 어려운 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이제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돈을 다 날린다. 결국 오랜 시간 고생하고도 남는 것은 상한 몸뿐이다.

어떤 사람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불법을 행하다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 몸을 무리하게 쓰면 건강을 잃게 된다는 통찰력이 없고, 법을 어기면 심판을 받게 된다는 통찰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정말 이런 것을 몰라서 하수가 되는 것이 아니다. 몸을 무리하게 쓰면 건강을 잃고 불법을 저지르면 죄가 된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그 순간 그런 생각을 못하는 것이 어리석은 인생이다. 욕심 때문이다. 욕심은 통찰력을 잃게 만든다. 고수와 하수는 기술에도 차이가 있지만, 더 중요한 차이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판단할 줄 아는 통찰력의 차이다. 통찰력은 훈련과 경험을 통해 발전한다. 그래서 많이 공부하고, 훈련하고, 연구하고, 경험한 사람이 고수가 된다. 하지만 아무리 고수라도 욕심에 사로잡히면 순식간에 통찰력을 잃고 하수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욕심에 빠져 하수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을까? 하수의 길은 쉽고 고수의 길은 어렵다. 세상에 손쉽게 고수가 될 수 있는 분야는 없다. 고수의 길은 모두 험난하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바친 사람이 고수가 되는 것이다. 쉽게 고수가 되려고 하는 것 자체가 통찰력 없는 하수의 모습이다.

불량식품으로 손쉽게 돈을 벌려고 하거나 정치인이 인기영합주의로 손쉽게 당선되려고 하면 하수가 된다. 당장 수익이 높지 않아도 꾸준히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요식업자,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바른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 밤을 새우며 수행에 전념하는 도인, 이런 사람만이 진정으로 세상에 유익을 끼치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고수가 되는 것이다.

인간의 기본 속성 중 하나가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다. 다른 이들이 ‘나’라는 존재를 좀 더 가치 있게 평가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버려졌다’는 상실감을 갖기 때문이다. 내 존재가 약해지면 자연히 나를 싫어할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혼자되는 극심한 외로움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잘난 척 하는 것이다. 내가 더 위대해 보이고 싶은 무의식적 심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인생의 고수는 말이 없다. 어설프게 알 때가 가장 위험하다. 마치 다 아는 것과 같은 환상에 취해 버린다. 이를 도가에서는 중근병(中根病)에 걸렸다고 한다.

중근병 환자는 초심을 잃어버리고 자아도취에 빠져서 허우적거린다. 고수는 가만히 묵묵히 있어도 주변은 나를 알아봐주기 마련이다. 겸손함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자 실력이다. 스스로가 뽐내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빛이 나는 것이다.

겸손함을 지닌 고수는 묵묵히 자기 갈 길을 걸어간다. 튀려고 하지 않는다. 묵묵히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도드라져 보이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고수는 겸손함과 함께 성실성이라는 최대의 무기를 장착한 사람이다.

고수가 되는 길이 여섯 가지가 있다.

첫째, 스스로 타락 심을 내지 아니하고 꾸준히 향상한다.

둘째, 신성(信誠)을 가져 천만 역순 경계에 부동할 신근(信根)을 확립한다.

셋째, 나 이상 도를 가진 이를 친근 공경하고 숭배신봉하고 정진한다.

넷째, 나만 못한 근기를 항상 포용 보호하여 나 이상 되도록 인도한다.

다섯째, 공부 사업에 스스로 만족하지 않고 항상 부족한 생각으로 적공한다.

여섯째, 모든 수용(受用)에 대하여 언제나 스스로 만족하며 부족한 이웃에게 보시한다.

고수는 인자하고 근실하며 공(空)한 마음으로 굴기하심(屈起下心)한다. 그리고 경외지심으로 남을 공경하며 덕화(德化)로써 상하를 두루 포용한다. 또한 공부와 사업에 쉬지 않고 정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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