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워싱턴공항공단 스넬링 회장 부부의 ‘눈물의 마침표’

워싱턴공항공단 찰스 스넬링(81) 회장이 작년 연말 NYT에 투고한 후 지난달 아내와 함께 목숨을 끊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돌볼 때 기쁨과 책임감을 느끼지 않은 적이 한순간도 없었다. 아내는 55년 동안 자신이 할 수 방법으로 나를 돌봐줬던 사람이다. 그리고 지난 6년간은 내가 그녀를 돌볼 차례였다.”

찰스 스넬링 회장은 61년을 해로한 아내 아드리엔이 치매에 걸리자 6년간 부인을 간호하다가 끝내 지난 3월 29일 함께 목숨을 끊었다. 부부는 이렇게 모자라는 한 편을 지극정성으로 채워주다가 한 날 한 시에 갈 수 있으면 아마 그 이상의 바람은 없을 것이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얼마 전 중년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부부세미나에서 있었던 일이다. 부부를 분리한 후 먼저 아내들에게 물었다. “남편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아내가 무슨 대답을 했을지 남편들에게 물었다. 여기저기서 “마누라는 돈밖에 몰라요” “아내는 늘 돈, 돈하거든요” “돈만 주면 좋아해요” 등 가장 많이 나온 답은 ‘돈’이었다.

그러나 아내들의 대답은 ‘존중’이 가장 많았다. 자녀 앞에서 “당신이 뭘 알아?” “그걸 말이라고 해!”라며 무시하거나 핀잔을 줄 때는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명절에 가족이 모였을 때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남편은 무시하는 말을 곧잘 한다. 그럴 때 아내들이 얼마나 화나고 자존심이 상할까? 비록 시댁식구들이 서운하게 하더라도 남편만은 자신을 감싸주고 존중해주면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는데 말이다.

이만큼 아내는 남편에게 존중 받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존중 받고 싶은 마음’은 아내에게만 중요할까? 물론 아니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의외로 많은 남편들이 아내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호소한다. 특히 자녀 앞에서 존재감 없는 아빠들이 많다. 자신은 그저 돈 벌어오는 기계에 불과할 뿐 가정에서 얼마나 소외당하는지 모른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아내들은 그래도 친구나 자매에게 남편 얘기를 터놓으면서 답답함을 풀지만, 남편들은 아내 얘기를 호소할 곳이 없다. 아니 있더라도 그건 자신의 치부라고 생각해서 털어놓지 않는다. 그저 곪아 터질 때까지 혼자 속을 끓이며 애태우고 만다. 배우자가 서로 존중하는 부부가 자녀도 부모를 존중한다. 가정에서 존중받으면서 자란 자녀는 자존감이 높을 뿐만 아니라 남을 존중할 줄 알게 된다.

어떤 사람이 양 어깨에 지게를 지고 물을 날랐다.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하나씩의 항아리가 있었다. 그런데 왼쪽 항아리는 금이 간 항아리였다. 물을 가득 채워서 출발했지만 집에 오면 왼쪽 항아리의 물은 반쯤 비어있었다. 금이 갔기 때문이다. 반면에 오른쪽 항아리는 가득 찬 모습 그대로였다. 왼쪽 항아리는 너무 미안한 마음에 주인에게 부탁을 했다.

“주인님! 저 때문에 항상 일을 두 번씩 하시는 것 같아서 죄송해요. 금이 간 저 같은 항아리는 버리시고 새것으로 쓰세요.” 그때 주인이 금이 간 항아리에게 말했다. “나도 네가 금이 간 항아리라는 것을 알고 있단다. 네가 금이 간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바꾸지 않는단다. 우리가 지나온 길 양쪽을 바라보아라. 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오른쪽 길에는 아무 생명도 자라지 못하는 황무지이지만, 왼쪽에는 아름다운 꽃과 풀이 무성하게 자라지 않니?”

부부란 이런 것이 아닌가? 세상에 완벽하게 맞는 부부란 없다. 이 새는 물동이처럼 한 쪽은 언제나 기울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모자람을 극복하고 서로 보완하면 삭막한 돌길에도 꽃과 나무는 무성할 것이다.

워싱턴공항공단 찰스 스넬링(81) 회장이 작년 연말 NYT에 투고한 후 지난달 아내와 함께 목숨을 끊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돌볼 때 기쁨과 책임감을 느끼지 않은 적이 한순간도 없었다. 아내는 55년 동안 자신이 할 수 방법으로 나를 돌봐줬던 사람이다. 그리고 지난 6년간은 내가 그녀를 돌볼 차례였다.”

찰스 스넬링 회장은 61년을 해로한 아내 아드리엔이 치매에 걸리자 6년간 부인을 간호하다가 끝내 지난 3월 29일 함께 목숨을 끊었다. 부부는 이렇게 모자라는 한 편을 지극정성으로 채워주다가 한 날 한 시에 갈 수 있으면 아마 그 이상의 바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동안 모자라는 곳을 채워가며 서로 존중하는 부부가 되려면 어찌하면 좋을까?

첫째, 배우자를 언제나 최우선적으로 대우하는 것이다.

그 어떤 사람보다 배우자를 가장 귀하고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부부는 한 팀이기 때문에 서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때 최상의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무조건 배우자를 지지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의견이 다를 때는 무조건 배우자의 편이 되어 지지한다.

셋째, 배우자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이해한다.

부부라도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고 의사표현 방법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다른 점을 틀렸다고 생각하여 고치려고 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넷째, 배우자에게 부드럽게 말하고 다정하게 대해야 한다.

배우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보살펴야 한다. 말과 행동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는 것이 최고다.

다섯째, 배우자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다.

배우자가 말할 때는 표현하는 말만 듣지 않고 말하지 않는 속마음까지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절대 중간에 끊거나 핀잔을 주면 안 된다.

여섯째, 배우자의 의견을 잘 받아들인다.

배우자가 요청하는 것은 가능하면 들어주고,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 부득이할 경우에는 배우자의 동의를 구해야만 한다.

일곱째, 배우자에게 칭찬과 감사를 자주 표현한다.

비난이나 비교하지 않고 사소한 일이라도 진심으로 칭찬하고 격려한다. 아울러 작은 일에도 감사한 마음을 자주 전하는 것이다. 그럴 때 배우자는 더욱 성장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존중 받고 싶은 대로 배우자를 존중하는 것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워싱턴공항공단 스넬링 회장처럼 완벽한 눈물의 마침표를 찍어보면 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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