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행복을 바라는 당신께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인생을 가장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마 가장 아름다운 인생(上善)은 물처럼 사는 것(若水)이 아닐까 한다. 물처럼 살다가 물처럼 가는 것이 아름다운 인생이라면 우리네 인생 더 바랄 것은 없을 것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초연한 삶, 이처럼 인간의 삶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말도 없을 것 같다. 흘러가는 강물처럼 흘러가다 부딪히는 모든 것들과 소통하며 유유히 흘러가다 보면 씻기고 비우고 맑아지고 깨우치면서 인생의 강물은 마침내 바다로 흘러간다.

노자의 <도덕경> 8장에 상선약수라는 말이 나온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수선이만물이부쟁(水善利萬物而不爭)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 고기어도(故幾於道) 거선지(居善地) 심선연(心善淵) 여선인(與善仁) 언선신言善信) 정선치(正善治) 사선능(事善能) 동선시(動善時) 부유부쟁(夫唯不爭) 고무우(故無尤)”

풀이하면 이렇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온갖 것을 잘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머물 때는 물처럼 땅을 좋게 하고, 마음을 쓸 때는 물처럼 그윽함을 좋게 하고, 사람을 사귈 때는 물처럼 어짊을 좋게 하고, 말할 때는 물처럼 믿음을 좋게 하고, 다스릴 때는 물처럼 바르게 하고, 일할 때는 물처럼 능하게 하고, 움직일 때는 물처럼 때를 좋게 하라. 그저 오로지 다투지 아니하니 허물이 없다.”

노자 말씀처럼 물처럼 살면 더 없이 아름다운 인생이 아닌가? 공자께서도 “지혜로운 이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한다”고 하였다. 물이 가지는 역동적 변화와 산이 가지는 고요함과 넉넉함을 말하는 것이라고 본다,

물은 제 모습이 없으니 동쪽으로 길을 터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길을 터주면 서쪽으로 흐른다. 물에 동서가 없듯이 인간의 본성에도 선(善) 불선(不善)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가에 따라 착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논리다. 물(水)이 착하다’고 선언한 원조는 노자다. 노자의 <도덕경>은 과거에서 지금까지의 지배적인 가치보다는 반대가 되는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높은 자리’보다 ‘낮은 자리’, ‘채움’보다 ‘비움’, ‘직선’보다 ‘곡선’, ‘강함’보다 ‘연약’, ‘굳셈’보다 ‘부드러움’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다.

노자는 인간수양의 근본을 물이 가진 일곱 가지의 덕목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 수유칠덕(水有七德)을 한번 알아보자.

“낮은 곳을 찾아 흐르는 겸손(謙遜)의 덕/ 막히면 돌아갈 줄 아는 지혜(智慧)의 덕/ 구정물도 받아주는 포용(包容)의 덕/ 어떤 그릇에나 담기는 융통(融通)의 덕/ 바위도 뚫는 끈기와 인내(忍耐)의 덕/ 장엄한 폭포처럼 투신하는 용기(勇氣)의 덕/ 유유히 흘러 바다를 이루는 대의(大義)의 덕” 이것이 ‘수유칠덕’이다.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물처럼 사는 것(上善若水)이라고 했다. 그 수유칠덕을 갖춘 아름다운 인생을 한번 살펴보자.

1.자신에게는 그 어떤 재능도 없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재능을 가진 사람을 보면 늘 부러움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2.아무런 재능도 없이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게도 무엇인가 재능을 주신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해보았지만 제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3.그러던 어느 날 눈을 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깊이 생각해 보았다. 이윽고 내가 재능을 가지진 못했지만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자를 섬기는 일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진실함과 존경심을 가지고 섬겼다.

4.그의 진실한 섬김을 받은 많은 재능 있는 자들이 그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그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재능을 가진 자들의 인맥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이 그에겐 큰 자산이 되어 그가 직장 생활을 하든지 사회생활을 하든지 든든한 발판이 되어 주었다.

5.그는 나중에 알게 되었다. 자신에겐 섬기는 재능을 주셨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세상에서 섬기는 것을 재능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섬기는 일이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6. 재능을 가진 사람은 자기 재능 하나만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섬기는 사람은 수많은 재능을 적제적소에 사용 할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합니다. 그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자들을 인맥으로 하여 어떤 어려운 문제도 해결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해결사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7.그는 직장에서 유능한 사람으로 통하게 되었고 승진도 하게 되었다. 그 사람 밑에는 명문대를 나온 지식인, 재능인이 그의 지시를 받기 위해 늘 대기하고 있었다. 아무 것도 할 줄 모르고 아는 것도 없는 이 사람이 이렇듯 유능한 인재가 된 것이다.

8.엄밀하게 말해서 섬기는 것이 재능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섬기는 일은 자존심만 내려놓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자기 스스로 고립된 길을 선택하고 있는 것뿐이지 세상이 닫힌 것은 아니다.

9.만약 당신이 진실 하나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 되신다면 진실에다 존경심을 가진 섬김을 하나 더해 보라. 하늘이 우리에게 안 주신 것이 아니다. 스스로 내려갈 줄 아는 사람을 높여 주신다는 것이 하늘이 준 약속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인가? 수유칠덕을 기른 사람은 아름답다. 물은 세상 만물을 기르면서도 스스로 낮은 곳에 흘러간다. ‘섬기는 물의 덕’ ‘겸손한 물의 덕’ ‘꾸준한 물의 덕’ ‘합치는 물의 덕’ ‘국한 없는 물의 덕’ ‘정성스런 물의 덕’ ‘인내하는 물의 덕’ 이것이 우리의 인생을 아름답고 복되게 가꿀 수 있는 수유칠덕이 아닐까?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