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체류 아프간난민 100만명 추방 위기 몰려
*’아시아엔’ 해외 필진 기고문 한글요약본과 원문을 게재합니다.
[아시아엔=나시르 아이자즈 파키스탄 지부장] 소련 붕괴 후 90년대 후반 탈레반 통치 시절, 수백만 아프간 난민들이 파키스탄으로 넘어왔다. 2001년 이후엔 대다수의 파키스탄 체류 아프간 난민들이 귀환했으며, 나머지는 2015년 12월까지 정식 체류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법에 따라 감금 및 추방으로부터 보호받는다. 그러나 최근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작년 12월 학생 132명이 사망한 페샤와르 학교 테러 이후, 파키스탄의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천명이 체포되거나 파키스탄을 떠났다. 1백만에 달하는 아프간 불법체류난민 대다수는 테러 직후 파키스탄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으며, 정식으로 허가받은 난민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테러범들은 아프간 출신 2명을 포함해 모두 외국인이었다. 때문에 아프간 난민을 향한 파키스탄의 분노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테러 피해지역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주정부는 “모든 아프간 난민들을 추방시킬 것”이라 발표했다. 주 경찰당국은 1월28일부터 2월3일까지 미등록 아프간 난민 400여명을 체포했으며, 행정당국은 집주인이 아프간 세입자를 받는 것 조차 금지시켰다. 경찰관계자는 “테러, 마약밀수, 강력범죄 등에 아프간 난민들이 연루돼있다”고 말했다. UN난민기구의 두니야 아스람 칸 대변인은 “일부 등록난민들도 체포되거나 감금됐으며, 강제추방 당할 위기에 놓인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1990년부터 아자드 잠무 카시미르(AJK)에 거주했던 자린 걸(65)은 정식으로 등록된 난민이지만 경찰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아프간으로 돌아갔다. 그는 “AJK주정부는 난민등록증을 소유한 이들에게도 지역을 떠나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아프간 난민2세 하피즈 사히드(25)는 “카라치에서 태어나 아프간을 가본 적이 없다. 파키스탄 정부가 어떻게 우리가족을 추방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논란을 의식한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등록난민 체포 불허 방침을 내렸다. 그러나 유엔난민기구는 여전히 등록난민들이 체포 및 감금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난민기구 칸 대변인은 “아프간 난민들도 전쟁과 테러의 희생자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난민들은 무고한 시민이지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이들 80%가 여성과 어린이다”라고 호소했다. 30년동안 파키스탄 동북부 라왈판디에 거주하는 카이스타 걸(55)은 “파키스탄은 전쟁을 겪은 아프간인들에게 피난처 같은 곳이었다”라며 “하지만 현재 파키스탄은 테러, 분쟁 등 아프간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들도 분란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간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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