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타르사막 황폐’ 가속화 주범은?
[아시아엔=나시르 아이자즈 아시아엔 파키스탄 지사장] ‘캄포라 무칼’(Camphora Mukal)은 파키스탄 구그랄(gugral) 나무의 일종이다. 최근 구그랄은 양질의 고무성분을 많이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채취의 표적이 되고 있다. 불법으로 채취된 고무 수액은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주도로 파키스탄 제2의 도시인 카라치로 운송된다. 이로 인해 나가르파르카르(Nagarparkar)와 디플로(Deeplo) 지역 자연훼손은 매우 심각한 지경에 와있다. 타르사막 내 나가르파르카르에서 카라치에 이르는 500km 구간 곳곳에 불법 고무 거래를 단속하지만 속수무책이다. 구그랄 나무에서의 고무 수액 불법 채취는 1990년대 시작됐다.
작가 겸 사회운동가인 바루말(Bharumal)씨는 <매거진 N> 인터뷰에서 “행정당국은 불법 고무 채취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단 7일만에 유야무야됐다”고 말했다. 나가르파르카르 지역신문 살림 코소(Salim Khoso)기자는 “이 지역 수종의 70%가 구그랄 나무로, 구그랄은 염소를 비롯한 가축사료로도 유용하게 쓰인다”고 했다. 그는 “계속되는 불법 고무 채취로 구그랄 숲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전했다.
구그랄 나무는 비 오는 날이면 향기를 뿜어내 주민들 사랑을 독차지해 왔다. 이 나무는 고무수액이 빠져나가면 6개월도 안돼 말라죽는다. 구르랄은 12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고무성분 함유량이 가장 많으며, 불법채취업자들은 이 기간을 노린다. 나가르파르카르와 디플로에서만 서식하는 구그랄 나무는 힌두교 사원 건축과 의약품 및 비디오 카세트 제조에도 사용된다. 나무에서 채취된 수액은 40kg당 4만루피(400달러)에 거래돼 지역주민 입장에선 큰 수입원이다.
환경보존단체 ‘자연보호 및 훼손방지협회’(SCOPE)의 대표 탄비어 아리프(Tanveer Arif)는 “불법 고무 채취로 생물다양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구그랄 나무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면 사막화가 급격히 가속화되고, 이는 자연재해로 이어질 것”이라 경고했다. 그는 “불법채취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급선무”라고 했다. SCOPE는 구르랄 나무 보존의식을 고취시키고자 ‘라키반단’(Rakhi Bandhan) 축제를 개최한다. 이 축제는 ‘라키’라는 끈을 여성이 남성에게 전달하는 힌두교 풍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축제 동안 여성들은 구그랄 나무에 천으로 만든 끈을 매달고는 “내 형제, 구그랄 나무여”라고 외친다. SCOPE는 또한 이 지역에 ‘구그랄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실시해 지금까지 5만 그루를 새로 심었다. 이 단체는 매달 모니터를 실시해 식목한 나무의 생존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
타르사막은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구그랄 나무는 가뭄에도 푸르름과 싱그러움을 잃지 않으며 생물다양성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인간의 끝없는 욕망으로 구르랄 나무 불법 고무 채취가 횡행하면서 타르사막의 생태계 균형이 깨지고 있다. 매년 타르사막에선 약 1천명의 어린이가 사망한다. 2014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4개월 동안 350명의 어린이가 사망했고, 작년 1월부터 10개월간 사망한 어린이는 700명에 달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번역 노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