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은 ‘유령학교’ 천국?···”1만곳 육박, 수백만 달러 예산만 따먹는 하마”

[아시아엔=나시르 아이자즈 ‘아시아엔’ 파키스탄 지사장, PPI 전 편집국장] 파키스탄은 ‘유령(Ghost)’이란 단어가 익숙한 나라다. 파키스탄에선 현재 1만개에 달하는 ‘유령학교’가 건물만 남아,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정부는 매년 공교육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다. 막대한 예산은 교사의 월급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지만 실제론 이와 무관한 곳에 쓰이고 있다.

빈곤아동을 위해 설립된 기초교육공동체프로젝트(Basic Education Community Project, BECS)는 이를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다. 파키스탄 언론들은 “우리나라의 높은 문맹률을 개선하기 위해 교사들에게 많은 봉급을 지급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BECS는 신드, 발로치스탄, 펀자브, 카이베르파크툰크와 4개주 1만3213개교 가운데 1할에 가까운 1200곳이 유령학교”라고 보도했다.

공립학교의 경우 유령학교가 무려 수천 곳에 이를 정도로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발로치스탄주는 1만2388곳 중 36개교에 불과하다고 추산하고 있지만, 비공식 집계까지 합치면 이 수치는 훨씬 늘어난다.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는 테러리스트들이 3000여개의 유령학교를 공격해 건물이 파손됐다.

펀자브주도 유령학교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중앙정부는 5만8000개교 중 266개교가 유령학교라고 발표했으나, 펀자브주 교육부는 460개교라고 발표했다. 정부 집계보다 2배 가까운 수치다. 신드주는 20년간 무려 7000개교의 유령학교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역대 교육부 장관들은 유령학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큰 소리쳤지만, 파키스탄 교육당국은 여전히 공교육 개혁에 미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는 전기, 식수, 화장실 등과 같은 기본시설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아직도 수많은 학교에선 책상과 의자 없이 수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당국의 조치는 제자리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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