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태 기자의 경제편편] 남북한 경제교류부터 활성화하자
[아시아엔=차기태 기자] 남북교역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14일 관세청 남북교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남한에서 북한으로 보낸 반출 금액은 10억3528만 달러, 북한으로부터의 반입 금액은 10억9345만 달러로 교역 규모가 총 21억2873만 달러로 집계됐다. 남북교역 통계가 집계된 1997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그렇지만 이 가운데 대부분은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물품 및 원자재이다. 나머지 분야의 교역은 미약한 형편이다.
그런 가운데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독점사업권자인 현대아산 14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1층에 ‘현대 면세점 개성 2호점’을 개장했다.
이번에 문을 연 개성 2호점은 130㎡(약 40평) 규모로, 국내에서 제조된 명품 잡화와 최신 전자제품, 고급 화장품 브랜드 등이 입점해 있다. 특히 황해도 출신인 고 서성환 회장이 창업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도 입점해 눈길을 끈다.
사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최근 비교적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 기업에게 개성공단이 갖는 이점은 새삼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아마도 임금은 비교적 저렴한데 비해 숙련도는 향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언어도 같으니 말도 잘 통할 것이다. 이런 이점은 중국이나 동남아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것들이다.
지금까지 입주한 기업의 활동이 이렇게 활발하다고 하니 상당히 고무적이다. 개성공단에는 아직도 상당히 넓은 땅이 우리 기업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북한에서도 중요한 소식이 들어왔다. 연합뉴스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을 인용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 이날 13개 경제개발구의 개발총계획 수립을 마치고 본격적인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앞으로 청진, 압록강, 만포, 혜산(이상 경제개발구), 흥남, 현동, 위원(이상 공업개발구), 온성섬, 신평(이상 관광개발구), 송림, 와우도(이상 수출가공구), 어랑, 북청(이상 농업개발구) 등 13개 개발구의 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북한은 이를 위해 평양시와 라선시, 그리고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는 전람회, 전시회, 박람회 등을 통해 경제개발구계획을 소개하는 투자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 이들 경제개발구에 들어가는 업체들에게는 ‘특혜’를 보장할 방침이라고 한다.
북한이 새로이 활성화한다고 밝힌 경제개발구 역시 우리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 개성공단에서 누리는 이점을 이들 경제개발구에서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북한의 움직임을 종합해 볼 때 남북한이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면 적어도 경제 분야의 교류만큼은 상당히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남북한 관계는 상당히 미묘하다. 서로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도 실제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서로 노려보면서 떠보기만 한다. 그러는 사이에 미국은 인권문제와 영화 해킹 사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할 태세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이 대화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절실하다. 특히 경제교류에 대해서는 좀더 개방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다른 분야와 달리 경제분야의 교류는 어느 한쪽만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에게 유익한 것이 경제교류이다. 남북한 사이에도 마찬가지이다.
남북한 경제교류가 활성화되면 북한만 좋은 것이 아니고, 우리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 흔히 말하는 ‘윈윈’ 관계라는 것이다. 개성공단이 이런 이치를 충분히 입증해 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일대박’론도 바로 그런 이치와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다른 것은 뒤로 미루더라도 남북한 경제교류는 하루라도 빨리 추진하고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