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 ‘해바라기운동’ 외면하더니
양안 서비스협정 반대 올봄 ‘해바라기운동’?이후 민심 등 돌려
마잉주정부 ‘친중국’정책도 한몫···롄성원 앞날 불투명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지난 29일 실시된 대만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당이 참패한 것은 정부의 불통(不通)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동안 대만 국민들은 마잉주 정부의 ‘불통’에 많은 불만을 품어왔다.
대만 국민들은 지난해 6월 체결된 ‘양안서비스협정(ECFA)’ 반대시위를 벌여왔다. 양안서비스협정으로 대기업만 이득 볼 뿐, 오히려 중국의 거대한 경제력이 대만 서민경제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당시 국민당은 국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입법원 상임위 심의과정에서 비준안을 서둘러 통과시켰다. 이에 국민들은 지난 3월부터 한달여간 ‘해바라기 운동(Sunflower Revolution)’을 통해 정부정책에 대한 개선요구를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당의 마잉주 정부는 이를 외면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시민사회에 귀막은 마 정부의 불통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유권자들은 전했다. 마잉주 총통의 국민당은 주요 도시 6곳 중 5곳에서 큰 표차로 패배했다. 신베이시(新北市)에서 국민당 주리룬 후보가 유일하게 당선했지만, 애초 30만표의 큰 표차로 이길 것이란 예상과 달리 2만5천표 차이로 간신히 이겼다.
롄성원 타이페이(臺北) 국민당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아시아엔 11월26일 ‘대만 차세대 주자, 롄성원 막판 복병’ 보도)으로 인한 국민들의 신뢰 추락도 한몫 했다. 이에 대해 야당후보에 투표한 한 타이페이 시민은 “대만은 민주주의 국가며,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며 “마잉주 정부는 그동안 시민사회의 요구를 듣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쌓여만 갔다”고 말했다.
마잉주 정부의 지나친 친중국 성향이 여당의 패배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당 소속 롄성원 타이베이 시장 후보의 부친인 롄잔(連戰) 국민당 명예주석은 대표적인 친중국파 정치인이다. 부총통을 지낸 롄잔은 명예주석으로서 현재 마잉주 정부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일부 대만 국민들 사이에선 “대만정부가 중국과 통일되기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국민당 참패로 인해 마잉주 정부의 ‘친중국’ 정책추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단연 무소속 커원저(55·柯文哲) 타이페이 시장 당선자이다. 그는 외과의사 출신 정치 신인으로 대만 차세대 리더라고 불리던 롄성원(44· 連勝文)을 제치고 타이페이 시장에 당선됐다. 이에 따라 커원저는 2016년 1월에 있을 대만 대선의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