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도 한국의 ‘경제영토’ 됐다

한-중FTA협상 최종타결…품목수 기준 90% 이상 시장개방

한국과 중국간 FTA(자유무역협정)가 30개월만에 타결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회담에 이어 두 나라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FTA 서명식이 있을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 2012년 5월 1차 협상 이후 30개월을 끌어온 한중 FTA 협상잊 종결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맺게 됐다.

또 이번 13번째 FTA 타결로 14대 경제대국 가운데 일본과 러시아, 브라질을 제외한 11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됐다.

특히 13억 인구의 거대 내수시장을 지닌 중국의 빗장이 풀리게 됨으로써 정부의 경제활성화 추진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와대가 밝힌 합의내용을 보면 상품과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양국 경제전반을 포괄하는 총 22개 챕터에서 FTA가 타결됐다. 중국은 처음으로 금융과 통신, 전자상거래를 FTA에 포함했다.

상품의 경우 양국은 품목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는데 중국은 품목수 91%, 수입액 85%(1371억 달러)를, 한국은 품목수 92%, 수입액 91%(736억 달러)에 대해 앞으로 20년내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농수산물은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FTA 역대 최저수준으로 개방된다. 쌀은 한중 FTA에서 완전 제외하기로 합의됐다.

이와 함께 ▲’48시간내 통관’ 원칙 ▲700 달러 이하 원산지 증명서 면제 ▲원산지 증명서 미구비시 수입후 1년내 특혜관세 신청 등의 사항에 합의가 이뤄졌다.

청와대는 FTA의 실질적타결 의미에 대해 “역대 최대규모인 연간 54억4천만 달러의 관세절감 효과가 생기며 농수산물 개방수준도 역대 FTA 최저”라며 “중국 내수 소비재 시장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우리나라는 농업 부문을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중국은 석유화학이나 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민감한 입장을 취하면서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6월 정상회담에서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 추진에 합의한데 이어 지난해 3월 ‘조기타결’에 대한 공감대 확인, 지난 7월 ‘연내타결을 위한 노력강화’, 지난 10월 ‘한중 FTA 연내타결 목표’ 재확인 등 정상회담을 거듭하며 FTA 최종 타결을 위한 간급을 좁혀왔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는 세계 2번째 규모로 커졌다.

FTA 경제영토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FTA를 체결한 상대국들의 GDP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과 모두 FTA를 맺은 국가는 우리나라가 칠레, 페루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한중 FTA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13번째 FTA다. 중국과의 FTA가 타결되면서 우리나라의 FTA 상대국은 50개 국가로 늘어났다. 50개 나라와 체결한 FTA 중에 EU와 아세안 등 개별국이 아닌 국가 연합체 단위로 맺은 FTA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횟수로 따지면 13번째가 된다.

50개 국가의 GDP 총합은 전세계 GDP의 73%에 달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칠레(78%)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영토를 보유한 국가로 올라섰다. 기존 2위였던 멕시코(64%)를 제친 것이다.

GDP가 9조2천400억 달러로, 세계 GDP의 12%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FTA는 주요 거대 경제권이 모두 우리나라의 FTA 네트워크 안에 모두 편입됐다.

미국과 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개 경제권을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로 삼게 된 것이다.

향후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는 확장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 한·콜롬비아, 한·호주, 한·캐나다 FTA 등 3개 FTA는 협상이 타결돼 발효를 기다리고 있다. 또 뉴질랜드, 베트남과 각각 벌이는 FTA 협상도 연내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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