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정학적 리스크로 성장세 둔화 전망
[아시아엔=강준호 기자] 터키가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물가 지속,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이슬람 국가(IS)의 시리아에 대한 공습으로 인해 터키의 국경지대에서 전쟁이 발생하면서 터키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IS가 터키와 시리아의 국경지대인 코바니 공격에 나서자 미국와 아랍 5개국 연합이 대응 공습을 실시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터키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터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시리아인 130만명, 시리아 국적의 쿠르드족 15만명(9월23일 현재)의 난민이 국경을 통과했으나 유엔(UN) 관계자는 쿠르드족 난민 수가 40만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중동지역의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9월30일 기준 터키 XU100 주가지수는 8월1일 대비 8.8%, 환율은 6.8% 하락했다.
터키경제 역시 2분기에 1분기 대비 성장세가 약해졌으며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등 실물 경제의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5%로 2012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9.5% 상승해 중앙은행의 목표치 5%를 넘어섰다.
6월 실업률은 농업(-7만2000명)과 건설업(-5만4000명)에서의 고용 감소가 원인이 되면서 9.1%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같은 금융불안과 경기둔화는 주변 지역의 무력충돌과 국내 정치 불안, 대외의존도 심화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라크는 유럽연합(EU)에 이어 터키의 최대 수출대상국이나 IS와의 전쟁으로 7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시리아 지역의 혼란으로 걸프만 지역 수출통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터키의 4대 수출대상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 등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가 지속되고 있어 터키의 수출 및 건설 수주 감소 등 경제적 타격이 우려된다.
터키 국내 정치는 현 정권의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 논의, 중앙은행의 독립성 유지에 대한 의구심 확대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총리직을 3차례 연임한 후 직선제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며 대통령제 개현을 통한 장기 집권을 기대하고 있어 정국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높은 대외의존도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경상수지 적자 누적으로 인해 해외에서 조달한 자본유입에 의존하고 있는 터키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에 민감한 상황이다.
터키는 해외 자본 유출입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전체 외채 중 단기외채의 비중이 31%로 2007년 17%에 비해 급격히 높아졌다.
배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터키의 지정학적 위험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렵고 이는 수출 경기 저하로 이어지면서 성장 여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