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건설부문도 이재용 아래 ‘헤쳐모여’

삼성그룹 사업구조조정 ‘속도’

[아시아엔=진용준 기자] 삼성그룹의 사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재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이사회가 1일 합병하기로 의결한 것은 삼성그룹의 사업 구조조정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그룹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어 낮은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으로 이어지는 3세 경영권 승계 수순에서는 이 구조를 지키기가 어렵다.

업계는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주회사를 설립해 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이런 가운데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자소재와 화학 부문에 이어 이번에 건설·중공업까지 계열사간 합병과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진행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기고 소재사업은 삼성SDI와 합병했다. 이어 삼성에버랜드는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꿨다.

지난 4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합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화학계열사 정리도 마무리했다.

또 그룹내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의 지분 관계가 정리됐다.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카드 지분은 삼성생명이 매입했다.

삼성전기와 삼성정밀화학, 제일기획, 삼성SDS 등은 보유중인 삼성생명 지분을 처분했다.

삼성SDS는 지난 5월8일 연내 상장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삼성SDS가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어 향후 승계에 필요한 자금확보 방안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6월3일 에버랜드 상장을 결정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한 다음 절차로는 그룹내 건설 부문을 모두 합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물산에서 건설과 상사를 분리하고,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법인과 제일모직에서 건설부문을 모두 떼어내고선 그룹 내 건설 부문을 모두 합쳐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아래에 있는 전자 산하에 두는 것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물산에서 분리한 상사부문과 호텔, 오락산업, 식음료, 화학 등을 가져가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진원 KTB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결정은 흩어져 있는 사업부문별로 일원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며 “건설 쪽도 2∼3년 안에 합병이나 분할 등을 거쳐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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