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롯데마트 해외에서는 ‘쩔쩔’
우리나라 주요 유통업체들이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이는 한국 제조업 수출이 조선에서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고 연예산업이 아시아에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롯데의 경우 한국 최대 백화점과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재벌 중 하나지만,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국제적인 감각은 부족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한국의 경제성장과 내수가 가계부채 부담으로 둔화하자 세계시장 확장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은 작년 영업이익(1조4900억원)에 이바지하지 못했다.
또 올해 1분기 해외부문은 55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손실 규모가 배로 늘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롯데의 해외 부문이 올해 1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대형슈퍼마켓 부문 매출도 0.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내 롯데의 최대 경쟁자인 이마트는 수익을 못 내는 중국 사업을 포기했다.
이마트는 유일한 해외 판매망인 중국에서 연내 철수하기 위해 중국 내 15개 점포를 인수할 곳을 물색하고 있다.
이마트는 1997년 상하이에 매장을 열었지만, 중국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약 10년 전부터다. 당시 주요 경쟁사들이 이미 주요 매장을 확보한 터여서 과열 경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이마트는 토로했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온라인 쇼핑이 확산한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이마트는 중국 정부가 해외 유통업체들에 비우호적이어서 대형 업체들도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이마트는 내년 베트남에 소형 점포를 내는 것을 시작으로 보수적인 해외 전략을 채택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은 한국 대형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해외시장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
CJ오쇼핑은 중국과 인도에서 TV 홈쇼핑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태국, 터키, 베트남, 필리핀에서도 소규모 사업을 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CJ오쇼핑이 2004년 대형 경쟁업체들보다 빨리 중국 진출을 결정하고 새 시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중국 현지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한 덕에 해외시장에서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CJ오쇼핑의 TV홈쇼핑 합작벤처는 작년 1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42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씨티그룹은 2017년에는 영업이익이 3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안덕기 애널리스트는 FT에 “이마트와 롯데 모두 중국인 취향에 맞는 상품 도입과 판촉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한국 유통업체는 성장 추진력 확보를 위해 해외 진출 필요성이 있지만, ‘어떻게’ 진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