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중국, ‘남중국해 분쟁’ 평화적 해결 합의
영유권 주장은 고수···”베트남 해역서 철수하라” vs “시추작업 방해 중단하라”
중국의 남중국해 원유시추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베트남과 중국이 18일 영유권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
양국은 그러나 현재 시추장비가 위치한 분쟁해역이 자국령이라는 입장을 각자 고수하는 등 기존 핵심쟁점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고 있다.
팜 빙 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이날 하노이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분쟁도서 갈등 해소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중국이 지난달 초 파라셀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중국명 시사군도) 해역에 원유 시추장비를 설치해 관계가 급냉한 이래 최고위급 회담인 이날 접촉에서 사태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밍 장관은 “고위급대화 개최가 남중국해의 ‘복잡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양국정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국무위원도 “중국과 베트남 관계가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며 “양측의 관계 증진이 공동의 여망”이라고 역설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양 국무위원은 해상상황 통제, 소통유지, 정확한 여론조성, 외부간섭 배제를 통한 정치·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베트남 밍 장관은 “상호 긴밀한 접촉과 상황관리로 긴장을 해소하고 평화적 수단을 통해 분쟁을 없앨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국의 대화가 시작되면서 분쟁도서 파라셀 군도 주변해역 긴장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일간 <뚜오이쩨>는 베트남 해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선박들 공세가 종전보다 약화됐다”며 “중국 양 위원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이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양국은 파라셀군도 주변해역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밍 장관은 이날 접촉에서 “중국이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 안에 들여온 시추장비를 즉각 철수하라”며 “중국의 시추장비 설치는 국제법 위반이자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의 양 국무위원은 “시사군도는 중국의 고유영토”라며 “현재 양국관계가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 것은 베트남이 시사군도 근해에서 중국의 석유 시추작업을 불법적으로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의 관계정상화는 파라셀군도 해역에 중국의 시추장비 철수와, 지난달 중순 베트남의 반중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중국측 피해보상 등이 해결될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