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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흐름 위에
흐름 위에 자리한 이여 남은 시간은 얼마인가. 머뭇거리는 사이에도 흐르는 시간 우리 할 일은 무엇이고 이룰 수 있는 건 또 무엇인가. 오직 흐를 뿐, 가벼워야 저 흐름을 탈 수 있으리. 그대 빈손을 다오. 여기 내민 손이 있다. 모든 것 놓고 다만 활짝 가슴 열어 함께 흐르며 그 흐름을 즐겨야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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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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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시인과 소설가’ 오탁번
어느 날 거나하게 취한 김동리가 서정주를 찾아가서 시를 한 편 썼다고 했다 시인은 뱁새눈을 뜨고 쳐다봤다 ㅡ어디 한번 보세나 김동리는 적어오진 않았다면서 한번 읊어보겠다고 했다 시인은 턱을 괴고 눈을 감았다 ㅡ꽃이 피면 벙어리도 우는 것을…… 다 읊기도 전에 시인은 무릎을 탁 쳤다 ㅡ기가 막히다! 절창이네그랴!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운단 말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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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시와 음악] ‘보고싶다’ 김영관 & I Miss You
문득문득 보고싶어진다 하루 종일 온갖 핑계거리로 뛰어다니던 내가 뜬금없이 생각난다 노래방만 가면 잘하지도 못하던 노래을 랩가사만 숨넘어가듯 따라부르던 내가 생각난다 마냥 다른 생각없이 좋아서 꽁무니 졸졸 쫓아다니며 얼굴 한번 본다고 피곤함을 마일리지 쌓듯 쌓던 내가 이제는 추억이 돼버린 내가…네가… 그립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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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추모시-한병수 청주시의원] ‘무심천의 푸른하늘’ 김영환
2023년 2월 4일 무심천의 갈대는 유난히도 무리를 지어 작별의 몸짓을 하고 있습니다. 곧 봄이 오면 우암산에 진달래 피고 미호강에 유채꽃 필 것입니다. 한병수 시의원님은 이제 푸른 하늘이 되었습니다. 무심천에 갈대가 속삭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의원님. 사랑합니다 한병수시의원님. 인생은 결국 오늘처럼 그리운 사람을 한 자리에 오손도손 모여놓고 표표히 떠나가는 일인가봅니다. 느닷없어 떠나서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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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최명숙의 시와 음악] ‘눈 오는 마을’
눈 오는 마을로 들어가는 버스는 참 아늑하다. 내리는 눈이 들길의 고요를 싸락싸락 덮어도 빈 정거장에 내려 서성이는 사람의 마음을 덮지는 않았다. 마을이 거기 있지 않고서야 그 길 위의 그 곳에 정거장이 섰을까? 눈싸움하는 아이의 웃음소리가 덜컹거리는 차창에 와 어리고 절터만 남은 자리에 덩그마니 서있는 돌부처가 온 길을 묻는다. 버스에서 내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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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먼저 가슴 열어’
푸른 새벽 하얀 사발에 담아 올린 정화수 퍼져가는 잔물결을 본다 모두가 탈 없이 잘 지내기를 참으로 행복하기를 내쉰 내 숨을 당신이 들이쉰다 우리는 서로에게로 이어진 한 물결 만물이 한 숨길 속에 출렁인다 선 자리가 중심 물결은 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다시 이 자리로 밀려온다 서로가 서로를 품어 어느 것 하나 외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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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입춘立春이면’ 박노해
입춘이면 몸을 앓는다 잔설 깔린 산처럼 모로 누워 은미한 떨림을 듣는다 먼 데서 바람이 바뀌어 불고 눈발이 눈물로 녹아내리고 언 겨울 품에서 무언가 나오고 산 것과 죽은 것이 창호지처럼 얇구나 떨어져 자리를 지키는 씨앗처럼 아픈 몸 웅크려 햇빛 쪼이며 오늘은 가만히 숨만 쉬어도 좋았다 언 발로 걸어오는 봄 기척 은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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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와 음악] ‘아들과 나란히 밤길을 걸을 땐’ 이창기
아들과 함께 나란히 밤길을 걷다가 기도원 앞 다리께서 서로 눈이 맞아 달처럼 씨익 웃는다. 너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안쓰럽다거나 어느새 거칠어진 내 숨소리가 마음 쓰여서만은 아닐 게다. 아마 나란히 걷는 이 밤길이 언젠가 아스라이 멀어져갈 별빛과 이어져 있음을, 그리고 그 새벽에 차마 나누지 못할 서툰 작별의 말을 미리 웃음으로 삭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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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떨림’···네 이름을 부를 때
네 이름을 부를 때 내 가슴이 따스해지지 않는다면, 네게 가닿는 내 손길 떨리지 않는다면 다시 심장을 데워야 하리. 어둠별 저물 때까지 이슬에 발 적시며 밤하늘별을 다시 헤어야 하고 모든 지는 것들과 밤새워 우는 것들에 다시 귀를 돋우며 길섶 파란 달개비 꽃 앞에서 산 능선 하얀 구절초 앞에서 발길 멈추고 새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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