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오늘의시] ‘사람’ 박찬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생각이 무슨 솔굉이처럼 뭉쳐 팍팍한 사람 말고 새참 무렵 또랑에 휘휘 손 씻고 쉰내 나는 보리밥 한 사발 찬물에 말아 나눌 낯 모를 순한 사람 그런 사람 하나쯤 만나고 싶다 – 시집, ‘화염길’, 민음사,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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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물과 빛이 끝나는 곳에서’ 이성복(1952~ )

    물과 빛이 끝나는 곳에서 종일 바람이 불어 거기 아픈 사람들이 모래집을 짓고 해 지면 놀던 아이들을 불러 추운 밥을 먹이다 잠결에 그들이 벌린 손은 그리움을 따라가다 벌레먹은 나뭇잎이 되고 아직도 썩어가는 한쪽 다리가 平床 위에 걸쳐 누워 햇빛을 그리워하다 물과 빛이 끝나는 곳에서 아직도 나는 그들을 그리워하다 발갛게 타오르는 곤충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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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반딧불’ 김영무(1944~2001)

    서산마루에 초승달 희미한 호롱불처럼 걸려 있어 깜깜하던 하늘 전체가 아늑한 오두막 되면 등잔에 기름 떨어져 불도 못 켜고 가슴만 졸이던 개똥벌레 한 마리 비로소 마음속에 반딧불 밝히고 길을 찾는다 – 시집, ‘가상현실’, 문학동네, 2001 https://youtu.be/Ln5PjfAiJ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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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진짜 나로’ 박노해

    진짜 장소에 진짜 내 발로 진짜 표정으로 진짜로 말하고 진짜로 살아 움직이는 진짜 사람을 만나야겠다 그러면 지금 여기 딛고 선 나의 근거들이 감정과 욕구와 관계가 이 확실성의 세계가 진짜 얼마나 가짜인지 진짜 살아있는 그곳에 진짜 사람인 그 곁에 진짜 나로 서 보고 싶다 살아서 진짜로 진짜 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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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명숙의 시와 사진] 나만의 기준을 세워놓고 고착화시킨 편견

    친구야! 장애에 대하여 굳이 설명하려 들지마라. 때로는 기다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란 걸 잘 알지 않는가 장애를 알지 못해 생기는 편견, 장애를 잘 안다고 하면서 혼자만의 기준을 세워놓고 고착화시킨 편견, 그것들은 우리를 때로 슬프게도 하고 아프게도 하지. 자네나 나나 느끼는 정도나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지, 그에 앞서 스스로 얼마나 자신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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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나무15’ 송경상

    나무는 서두르지 않는다 한 해에 나이테 하나만큼씩만 큰다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다 뚜벅뚜벅 한 해에 나이테 하나씩은 꼭 만든다 두 개를 꿈꾸지도 한 해를 거르지도 않는 느티나무 아래서, 나는 담배 한 대를 물고 쏜살같이 서울로 가는 KTX를 바라보고 있는데,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이 장화를 싣고 논물을 보러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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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진정 모르겠습니다’ 최명숙

      이래도 그르다 저래도 그르다 무엇이 그른 건지 모르겠지만 왼쪽에 사람들이 그른가 했습니다 이것도 아니야 저것도 아니야 무엇이 아닌 건지 모르겠지만 오른쪽 사람들이 아닌 건가 했습니다 이 자린 오지 마 저 자린 더욱 가지 마 이리 서 있는데 누구의 자리인가 몰라 하다가 앞서간 사람들의 자리도 아닌가 했습니다 여기도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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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돌려라 힘’ 박노해

    힘내자 어떻게 한번 빼요 힘 한번 버려 힘 힘들게 붙잡고 있는 걸 한번 놓으면 돼 힘은 내는 것이 아니라 돌리는 것 있는 힘을 제대로 돌리는 것 돌려라 힘! 한번 놓아 그리고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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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유랑자의 노래’ 박노해

    지구는 여행길이네 인생은 여행이라네 하루에서 다른 하루로 미지의 길을 떠나는 우리 모두는 여행자라네 나에게는 집도 없네 안주할 곳도 없네 온 우주와 대지가 나의 집이라네 계절이 흐르는 바람의 길 위에서 두 어깨 위에 인생을 짊어지고 작은 천막에 잠시 쉬었다 떠나가네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대지와 밤하늘의 별빛과 강인한 두 발과 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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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묻지 말자’ 박노해

    좋은 일을 하면서 앞일을 묻지 말자 사랑하는 이에게 받을 걸 묻지 말자 나의 길을 가면서 비교를 묻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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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너의 때가 온다’ 박노해

    너는 작은 솔씨 하나지만 네 안에는 아름드리 금강송이 들어있다 너는 작은 도토리알이지만 네 안에는 우람한 참나무가 들어있다 너는 작은 보리 한 줌이지만 네 안에는 푸른 보리밭이 숨 쉬고 있다 너는 지금 작지만 너는 이미 크다 너는 지금 모르지만 너의 때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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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행복한 밥상’ 김영관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저녁 먹고  땡 당연한 듯 그렇고 그렇게 오늘두 내일두 하루하루 큰변화 없이 나는 행복한 밥상을 받는다 그저 날이 좋으면 좋음에 감사하고 그저 날이 흐리면 흐림에 감사하고 하루하루 살아 숨쉼에 하루하루 사랑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음에 하루하루 행복한 밥상에 미소지으며 늘 감사해 하며 살아간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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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작약’ 황효진···”씨암탉의 목청이 드높다”

      한 순간이 가고 다른 순간이 찾아왔다 사랑이 끝난 뒤 꽃잎이 시들어 떠나지만 바로 그 자리에 씨앗 탄생을 알리는 씨암탉의 목청이 드높다 이 순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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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강물’ 홍사성

    가다가 막히면 돌아서 흘러갑니다 깊고 넓어질수록 소리 낮춰 흘러갑니다 강물은 바다를 향해 그렇게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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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침향沈香-봉축, 부처님오신날’ 홍사성

    당신을 만나기 위해 천년을  기다렸습니다 뻘밭에 그리움 묻고 하루씩  몸 삭혔습니다 드디어  독향들 다 빠져나가 은은해진 향기 외줄기 향연香煙은 당신을 위해 타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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