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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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소년병 입대가’ 이은석
소년병 입대 60주년에 즈음하여 천구백 육십이년 사월달의 초삼일에 논산의 수용연대 소년병의 신체검사 적성을 통과하여 희망가를 부르면서 군번줄 일공구구 목줄위에 둘러매고 이십오 연대향해 당당하게 행군할제 호랑이 장가가는 꽃샘눈이 흩날렸네 소년병 천직된명령 군대생활 한평생 지나간 육십년세월 군대사랑 뿐일세 남은생 나라의발전 밤낮으로 빌리라 우리 군에서는 1960년대 초 신형장비를 도입, 운영하고 유능한 젊은 군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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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아가야 나오너라’ 박노해
한 점은 온전하다 씨앗은 온전하다 둥근 것은 작아도 온전하다 둥근 엄마 뱃속의 아가는 처음부터 이미 온전한 존재 신성하여라 너는 우주의 빛과 사랑으로 잉태된 존재 다만 너를 가두고 누르고 한쪽만을 키우려는 낡은 생각이 둥근 원을 깨뜨리고 온전함을 망치는 것이니 둥근 빛의 아가야 지금 작고 갓난해도 너는 이미 다 가지고 여기 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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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놓아지지 않는’ 김영관
놓아야 하는데… 내가 놓아줘야 하는데… 미련맞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잡아주는 말 한마디에 다시 움켜진다… 얼굴은 점점 두꺼워지고 마음은 점점 무거워지고 참 바보같다 오늘도 다시 꽉 움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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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나무가 먼저였다’ 박노해
나무가 먼저였다 사람보다도 나무가 오래였다 역사보다도 나무가 지켜줬다 군사보다도 나무가 치유했다 의사보다도 나무가 가르쳤다 학자보다도 나무가 안아줬다 혼자일 때도 나무가 내주었다 죽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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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흰 철쭉’ 박노해
이 땅의 봄의 전위, 진달래가 짧게 지고 나면 긴 철쭉의 시절이다 화려한 철쭉은 향기가 없다 그런데 어쩌자고 흰 철쭉에서만 이리 청아한 향기가 나는 걸까 4월에서 5월로 가는 아침에 하얀 얼굴에 이슬관을 쓰고 가만가만 내게로 걸어오는 너 의로운 벗들은 진달래 꽃잎처럼 붉은 피를 흩뿌리며 앞서갔는데 난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으로 이리 무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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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물구나무서기’ 송경상
두 팔을 짚고 가볍게 한 발로 차올라 구름 낀 하늘과 땅을 바꿔 놓는다 반도를 가로질러 장백산 너머 만주 벌판까지를 두 팔은 떠 받치고 있지만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은 하늘이 아닌 빈 공중일 뿐 우리가 지금까지 머리 위에 이고 살아 온 것이 허공일 줄은 몰랐다 팔에 저려오는 무게만큼이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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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무임승차’ 박노해
두 손에 짐을 들고 저상버스를 오르다 고마웠다 미안했다 나의 무임승차가 나 대신 불편한 몸을 끌고 울부짖고 나뒹굴고 끌려가면서 끝내 저상버스를 도입한 휠체어의 사람들 오만하게 높아만 가는 세상을 모두 앞에 고르게 낮춰가는 지상의 작고 낮고 힘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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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엄나무’···”나의 가시에게 묻는다/ 너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새싹을 둘러싼 가시의 기세가 드세다 찔레 가시보다 굵게 아카시 가시보다 촘촘하게 무장하여 어린 생명을 호위하고 있는 것이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서 광합의 일터로 나갈 정도로 어른 잎이 될 즈음 엄나무 가시들은 하나둘씩 떨어져나간다 남아있는 가시들도 사천왕처럼 험상궂은 인상에서 좌정한 부처의 온화한 표정으로 변모한다 때로 그 가시가 호위 중 무참하게 잘려나가 양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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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부활절] ‘빈 무덤 앞에서’ 서삼석
무덤은 비어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슬피 울었습니다 옷깃을 여미며 살며히 동굴안을 살펴 보았습니다 여인이여 왜! 슬피우느냐 마리아야! 친밀한 그 목소리에 마리아는 랍오니! 대답합니다 그 목소리는 죽었던 영혼을 살리는 생명의 목소리였습니다 빈 무덤 앞에서 부활하신 주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나타나셨습니다 너는 나를 믿고 자신을 확증하라고 하십니다 빈 무덤 앞에서 죽음의 정복자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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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봄비’ 김흥기 “그대 단비!”
그냥 시간이 지나면 흐르는 눈물 혹은 그 추운 겨울 뚫고 선뜻 다가서는 安心 그 무엇으로 가릴 수 있을까? 아무런 조건없이 내게 마냥 다가서는 그대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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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벚꽃 쏟아지다’ 송경상
꽃잎이 쏟아진다 벚꽃잎이 무진장 쏟아진다 금수산 옥순대교, 청풍호수 위에 앞을 못 볼 만큼 그렇게 함박벚꽃잎이 바람에 날리며 온통 가슴 속까지 하얗게 머릿속이 울긋불긋 하얗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좋다 벗꽃 하나, 열, 백의 의미는 없다 그냥 온 세상이 꽃잎이다 온 우주가 꽃잎, 꽃잎이다 나는 없고, 우주가 꽃잎이다 나도 바람에 날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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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가상현실’ 유자효
어느 시인이 NFT를 활용해 9천원짜리 시집을 9백만원에 팔았다는 뉴스를 보고 아내가 당신도 한번 해보라고 한다. 세상에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니 요술방망이 같은 NFT가 아이들 장난 같은 그림, 컴퓨터에 나열된 문자 몇 개를 수십억, 수백억대에 팔았다니 아직 주식에도 헤매고 있는데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것이 등장해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가 생겼으니 가상화폐란 무엇이며 그건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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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 창간10주년⑨] 이집트·바레인·파키스탄·말레이시아 등 해외언론도 관심
아시아기자협회를 주축으로 2011년 11월 11일 11시 11분 창간한 온라인 아시아엔이 지난 2022년 2월 22일 오후 2시 창간 10주년 특별포럼 ‘Next Leadership Toward Active ESG’을 개최했습니다. ‘Next Leadership Toward Active ESG’는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의 ‘기후위기, 탄소중립, ESG’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 이어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전 유엔대사)의 진행으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이사장 ‘위기의 한국경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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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없다’ 김영관
나는 참 많다 답없는 질문이 끝없는 발버둥이 한없는 자책이 나는 참 없다 내가 내게 묻는 질문에 답이 내가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길에 답이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더 가야만 더 넘어져봐야만 더 눈물 흘려봐야만 나한테는 없는 나를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오늘도 답없는 무엇엔가에 끝없이 소리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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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그 도시에 먼저 온 아르카디아-히바’ 최도선
톈산산맥 머리 위 만년설을 넘어온 아침 해 숨이 차다 태양의 도시 히바로 가기 때문이다 이찬칼라 황토색 성벽은 시간을 박제시켜 놓았다 에메랄드빛 타일 미나렛엔 온종일 머물러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모스크에서 들려오는 주문 같은 소리에 영혼이 리듬을 탄다 나는 오래 머무를 수 없다 태양과 함께 빚어온 황금빛 중세도시에서 골목골목 남겨진 숨결의 미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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