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오늘의 시] ‘청명’ 홍사성

    깍깍깍 아침부터 까치가 울어댑니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따뜻합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꽃소식이 무성합니다 오늘은 마른 땅 적셔줄 봄비가 온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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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나무의 거처(居處)’ 이동순

    .무슨 나무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씨앗이 바람에 날려 혹은 빗물에 떠내려가다가 어느 배수구 홈에 걸쳐졌을 것이다. 그 상태로 싹이 트고 목 마른 뿌리를 갈라진 시멘트 틈으로 조금씩 들이밀었을 것이다. 처음엔 잠시 머물다 떠날 생각도 했으리라. 그게 달과 해가 바뀌고 그대로 마음 내려 살게 되었으리라. 사람의 거처도 이런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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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회] ‘마음으로 울리는 하모니’···한국저시력인협회·김예지 국회의원 주최

    저시력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마음으로 울리는 하모니’ 행복한 음악회가 4월 1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음악회는 한국저시력인협회와 김예지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하고, 국제로타라 3640지구 서울지산클럽이 주관한다.  전체 좌석 초대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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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 음악] ‘봄’ 김지하

    봄이다 꽃잎 피었다 이파리도 함께 피었다 한여름 같고 목련 진달래 개나리 철쭉 라일락 복사꽃 능금꽃 한꺼번에 피었다 이게 무슨 봄인가 먼 우주에서 운석 날아온다는 불길한 소식 강물에는 붕어들 떼죽음 죽음 이게 무슨 봄인가 담배 끊고 찬찬히 내 속 들여다봐야겠다. – 김지하(1941~2022) 시집, <중심의 괴로움>(솔,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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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이름대로 살아야겠다’ 박노해

      휘청, 내가 무너지는 날이면 내 마음의 백척간두에 서는 날이면 지구의 벼랑 끝에서 아득히 누군가 호명하는 내 이름의 메아리 이름대로 살아야겠다 이름은 일러냄 내가 이르러야만 할 길로 나를 불러일으켜 내는 것 가장 순수한 염원과 간절한 기원을 담아 내 이름이 여기 이 땅에 한 생의 사명으로 호명呼名되었으니 일생 동안 내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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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류재국 교수 ‘아리스토파네스 희극론’

    “위선적 권위에 도전하는 웃음의 미학”(p.121) “부패한 정치사회제도에 대한 저항”(p.377) 고대 그리스 희극시인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최초의 도서로 꼽히는 류재국 교수의 <아리스토파네스 희극론>(2023년 2월 6일 초판, 세창출판사)은 ‘희극’을 ‘도전’과 ‘저항’의 두 단어로 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김원익 (사)세계신화연구소 소장은 추천 글에서 “<아리스토파네스 희극론>은 전쟁과 평화, 정치와 민생, 가정과 국가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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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 음악] ‘오만에 대해’ 이태수

    새는 살기 위해 개미를 먹지만 죽은 뒤엔 개미에게 먹힌다 나무 한 그루로 백만 개의 성냥개비를 만들 수 있지만 백만 그루 나무 태우는 데 성냥개비 하나로 가능하다 사람이 사는 일도 그와 같거니 때가 왔다고 나부대지 마라 때가 지나면 남는 게 무엇일는지 세상사 인생사도 새옹지마 오로지 시간만 힘이 셀 뿐 붙타는 나무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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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허병섭 목사 11주기 추모 ‘두레박의 꿈‘

    허병섭샘(녹색대학교에선 허병섭 목사님을 ‘목사’ 대신 ‘샘’이라 불렀다)은 일생동안 꿈을 꾸고 살았다.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이 나라의 민주화를 꿈꿨고, 산업화 과정에서는 빈민운동에 투신하였으며 건설노동자 공동체를 만들어 빈민노동자들과 함께 살았다. 그러다 1987년 민주주의가 자리잡기 시작하자 자신이 이뤄온 기반을 박차고 나와 생명운동에 관심을 기울였다. 스스로 농부가 되어 생명모심 살이에 나선 것이었다. 이것은 아브라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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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시인 배우식이 새 시집을 ‘낙타’로 지은 까닭은?

    3월 중순 시집 한권이 배달돼 왔다. 배우식 시인의 <낙타>(시 정예시인선 제2권, 2023년 3월 10일 초판)였다. 배우식 시인을 만난 건 5년이 채 안 되지만, 꽤나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이다. 시인도 그렇단 얘기를 내게 한 기억이 난다. 조오현 큰스님을 축으로 만나서 그럴 것이다. 시집 <낙타>는 긴 문장들의 나열 대신 짧은 시적 ‘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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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오월 갑사에서’ 최명숙

    황매화 오솔길의 갑사를 걷는다 노랗게 진 꽃잎 위에 뿌려진 동박새의 노래로 푸른 성장을 앞둔 갈참나무의 그늘을 따라 오른다 앞서간 이들은 두 마리 용이 들고 있는 동종 앞 우물가에서 구척장신의 기인의 괴목전설과 우보살의 전설로 목을 축이고 바람결에 팔랑이는 연등은 어깨를 툭툭 치며 하늘로 가잔다 햇살에 나와 앉아 있는 비로자나부처는 오른손으로 왼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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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내가 사는 이유’ 박노해

    이렇게 좋은 시대가 왔는데 아직도 왜 그렇게 사느냐고 나를 안쓰러워 하지 마라 나를 불편해 하지도 마라 나를 움직이는 동인은 원한願恨이다 간절한 그 비원이 나를 살아있게 한다 깊은 사랑의 한이 나를 싸워가게 한다 나를 움직이는 동인은 원과 한이다 그것이 내가 살아있는 이유다 그것이 내가 분투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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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옥 서평가 “‘민족의 장군 홍범도’는 평전보다 역사서”

    <YES 24> 작가 파일에는 그를 이렇게 소개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경기도와 서울에서 자랐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했고 그걸로 먹고살았다.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활자 중독자다. 페이스북에서 독자가 보는 문학 논평을 하고 있으며 <문학뉴스>의 칼럼을 쓰고 있다. 꿈은 세상이 평화로워 온종일 책이나 보고 음악이나 듣는 것이다.” 김미옥  평론가 이야기다. 김씨가 최근 <민족의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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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류:시가 있는 풍경] 이 땅에 생명평화를

    내가 먼저 깨어나게 하소서 우리 모두 본시 한 나무에서 피어난 꽃들 그 꽃에서 맺어진 열매, 그 씨앗임을 알게 하소서 우리가 서로 어떻게 다른가 보다 우리가 서로 어째서 하나일 수밖에 없는 지를 먼저 일깨우게 하소서 내가 먼저 가슴 열게 하소서 남이라 밀쳐낸 당신이 거울 속에 비친 내 자신의 모습이었음을 알아 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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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 음악] ‘저 거리의 암자’ 신달자

    ? 어둠 깊어 가는 수서역 부근에는 트럭 한 대분의 하루 노동을 벗기 위해 포장마차에 몸을 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인과 손님이 함께 야간 여행을 떠납니다 밤에서 밤까지 주황색 마차는 잡다한 번뇌를 싣고 내리고 구슬픈 노래를 잔마다 채우고 빗된 농담도 잔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속 풀이 국물이 짜글짜글 냄비에서 끓고 있습니다 거리의 어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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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 음악] ‘동백지다, 미황사’ 최도선

    스님, 스님! 들리셔요. 아름다운 저 소 울음 허 허 그 소리는 땅이 흔들리는 소리란다 어둠과 빛이 부딪쳐 몸을 트는 소리구나 봐라, 저기 붉은빛 봉우리와 흰 기암들 여기 봐라, 산자락을 둘러친 사철나무 태초의 태초가 아닌 이곳 토말土末에서 빛이 나는 기척도 없는 달밤 잠시 쉬어 가고자 해 짐도 풀지 못한 몸이 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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