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어둠을 걷고 희망으로”…제21회 ‘생명사랑 밤길걷기’ 9월 4일 여의도서

사회복지법인 생명의전화와 KBS가 공동주최하는 ‘2026 제21회 생명사랑 밤길걷기’가 9월 4~5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린다. 사진은 행사 포스터.

생명의전화·KBS 공동주최, 세계 자살예방의 날 맞아
7km 2635명·36.5km 365명 등 3000명 참여
2024년 자살 사망 1만4872명…“한 사람 더, 한 걸음 더”

어둠 속을 함께 걸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자살예방 캠페인 ‘생명사랑 밤길걷기’가 올해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다. 사회복지법인 생명의전화는 9월 4일부터 5일까지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2026 자살예방캠페인 제21회 생명사랑 밤길걷기’를 개최한다. 생명의전화와 KBS가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등이 후원한다.

올해 캠페인이 내건 메시지는 ‘한 사람 더, 한 걸음 더(One Step, More)’. 포스터에는 ‘생명을 밝히는 걸음, 함께걷기’라는 문구와 함께 “나의 기분과 걸음이 만나 대한민국 자살예방을 위한 응원이 됩니다”라는 뜻을 담았다.

생명사랑 밤길걷기는 매년 9월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전후해 열린다. 우리 사회의 높은 자살률을 알리고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시작돼 올해 21회를 맞는다. 지난 20년의 발걸음을 넘어 새로운 출발을 알리고 대한민국의 내일을 함께 응원하자는 취지다.

올해 행사는 7km와 36.5km 두 코스로 진행된다. 7km에는 2635명, 36.5km에는 365명 등 모두 3000명이 참가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7km 참가 기부금은 4만3000원, 36.5km는 10만원이며 참가 기부금 전액은 생명의전화 자살예방사업에 사용된다. 참가자에게는 기념품과 자원봉사확인증도 제공된다.

‘36.5km’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사람의 체온을 상징하는 36.5라는 숫자를 걸음으로 연결해 생명의 온기를 나누자는 뜻이다. 긴 밤길을 걸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곁에 있는 사람의 생명도 함께 지키자는 캠페인의 상징적 코스다.

이번 행사의 의미는 우리나라의 자살 현실을 보면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는 1만4872명으로 전년보다 894명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9.1명으로 전년보다 6.6% 증가했다. 특히 자살은 10대부터 40대까지 사망원인 1위였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감소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잠정통계에 따르면 2026년 1~6월 자살 사망자는 633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88명보다 11.8% 감소했다. 아직 잠정치인 데다 연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생명존중 문화와 예방정책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보여준다.

생명의전화가 밤에 걷는 행사를 이어가는 것도 상징적이다. 캄캄한 시간을 지나 아침을 맞듯 삶의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에게도 다시 밝아질 시간이 있다는 메시지를 몸으로 나누자는 것이다. 혼자 걷는 운동과 달리 수천 명이 같은 길을 걷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나의 걸음이 나 자신을 응원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옆 사람을 응원하고, 다시 우리 사회의 생명을 지키는 걸음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올해 참가 신청은 7월 20일 시작해 8월 23일 마감됐다. 행사 현장에서는 참가자들과 라이프라인 서포터즈 등이 함께 캠페인을 진행한다. 서포터즈는 현장 부스 운영과 사진촬영, 7km·36.5km 워킹메이트, 온라인 홍보 등의 역할을 맡는다.

생명의전화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자살 문제를 개인의 고통만으로 바라보지 않고 우리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갖고 생명을 지키는 문화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곁에 서는 것, 한 걸음을 더 함께 걷는 것. ‘생명사랑 밤길걷기’가 21년째 이어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누군가에게 그 한 걸음이 다시 살아갈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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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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