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영삼 제명’은 ‘박정희 몰락’의 단초였다…47년 뒤 이진숙 제명촉구안

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자신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이 상정되자 무기명 투표에 앞서 퇴장하고 있다. <연합>

이진숙 제명촉구안에 국민의힘 5명도 표결…“포럼 열었다고 의원직 제명?

[아시아엔=최보식 ‘최보식의언론’ 편집인] 여당이 주도한 26일 이진숙 국회의원 제명촉구 결의안 표결에 국민의힘 5인도 동조했다. 조경태, 김형동, 김예지, 우재준, 한지아 의원이다.

여당은 5.18 재조명 포럼 개최가 5.18 모독이며 심지어 “역사 쿠데타, 헌정질서 파괴”라며 의원직 제명촉구안 표결에 나섰다. 이번 포럼의 ‘몸값’을 쿠데타급으로 올려놓았다. 이들 국힘 의원 5인도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바깥 세상사람들 눈에는 국회의원을 포럼 개최 이유로 제명하겠다는 것 자체가 정말 ‘황당 코미디’로 보일 것이다.

5.18 포럼은 표현과 사상, 학문의 자유와 관계된 것이다. 그 발표 내용은 이런 관점으로도 5.18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이다. 어떤 대목이나 표현이 일부 불편해도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충분히 수용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보다 더 과격하고 위험한(?) 내용도 토론과 논쟁의 자유시장에서 서로 대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걸 틀어막아서는 안 된다는 게 민주주의이고 보수의 가치다. 

이런 걸 막는 걸 허용하기 시작하면 권력이 앞으로 못 막을 게 없다. 여러 영역에서 정권의 ‘금기’와 ‘성역’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마 어느 시점에 가면  글쓰고 말하고 생각할 때마다 스스로 검열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여당에 국힘당 의원들이 동조해 자신의 ‘동료’를 제명하겠다는 표결에 5명이나 참여했다는 것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들이 5.18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이진숙 의원을 개인적으로 비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여당의 제명안에 동조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들은 나름대로 얼마나 똑똑한지 모르나, 정당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인 ‘피아(彼我)의 구별’조차 못 하는 부류다.

공교롭게 이들 5인은 모두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조경태 의원(6선)을 빼면 지난 총선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의해 대구와 경북에서 공천받거나 비례대표를 받았던 이들이다. 소위 국회의원직을 그냥 얻은 이들이다. 

이날 무기명으로 진행된 이진숙 제명촉구안 표결에는 전체 159명이 참여해 찬성 157명, 반대와 기권 각 1명씩이었다. 

표결에 참여한 국힘 5인 중 한지아 의원(비례)은 투표 뒤 “대구 시민의 마음을 존중해 기권했지만 이 의원 제명을 촉구해야 한다”며 뚱딴지 같은 소리를 했다. 제명 찬성표를 던지기 위해 표결에 참여했지만 나중에 꼬리표가 붙을까 두려워 기권을 택한 뒤 나와서는 ‘이진숙 제명을 해야 한다’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무기명 투표라 나머지 4명이 어떤 표를 던졌는지 모르나, 표결에 참석하기까지 그전 발언을 보면 찬성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 유일한 반대 1표는 오히려 민주당이나 다른 당 의원에게서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숙 의원은 “5.18을 성역화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가 국회 본회의장을 통해서 전세계에 선포됐다”며 “대통령, 다수당에게 밉보이면 국회의원까지 잘라낼 수 있다, 사실상 국회의원 탄핵을 가능케 하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번 표결에서 제명촉구안이 빛의 속도로 통과됐다고 해서 이진숙 의원직은 박탈되진 않는다. 의원직 박탈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표결로 의원 제명이 통과된 것은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인 1979년 10월 김영삼 의원뿐이다. 이는 역사에서 ‘김영삼 제명 파동’으로 기록됐고,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부른 단초가 됐다.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편집국

The AsiaN 편집국입니다.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
AI 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