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정세 브리핑동아시아

[동북아 정세 브리핑] 태풍 ‘돌핀’ 중국 비상…대만·이란에선 ‘중국 개입’ 리스크 부상

 제13호 태풍 ‘돌핀’이 중국 동부 연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당국이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령하고 대규모 대피에 나서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돌핀은 이날 오후 현재 저장성 원저우 동쪽 해상에서 시속 20∼25㎞ 속도로 서쪽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돌핀은 이날 저녁부터 10일 새벽 사이 저장성과 푸젠성 사이 연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동부에 올해 가장 강력한 태풍이 상륙하면서 상하이·저장 일대의 항만과 산업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군사·안보 분야에서는 중국의 대만 관련 정보전과 이란에 대한 무기 지원 의혹이 동시에 제기됐다. 반면 7월 수출입은 시장 예상을 웃돌고 중국 인민은행은 금 매입을 크게 늘렸다. 로봇과 인공지능 기업에 대한 자본시장 열기도 이어지고 있다. 태풍과 통상 압박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대외지표는 버티고 있지만, 실물경제와 첨단산업 사이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태풍 돌핀 저장 인근 상륙…100만명 이상 대피
태풍 돌핀이 9일 오후 저장성 위환 인근에 상륙했다.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42m 안팎으로 올해 중국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중국 동부지역에서 100만명 이상이 대피하고 항공편 1500여편이 취소됐으며 상하이에서도 주민 수만명이 안전지역으로 이동했다. 상하이 양산항을 비롯한 주요 항만도 선박을 대피시키거나 운영을 축소했다. 저장·상하이·푸젠·장쑤 일대에는 강풍과 집중호우가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앞선 태풍과 악천후로 상하이·닝보 등의 항만 적체가 이미 심화됐다는 점이다. 추가 태풍 피해가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와 전자제품 생산, 컨테이너 운송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7월 제조업 경기 부진에 이어 8월 실물경제에도 새로운 하방 압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남중국해 전비순찰 상시화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황옌다오, 즉 스카버러 암초 일대에서 실시한 해·공군 합동훈련 이후에도 남중국해에서 전비순찰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주권과 해양권익을 지키기 위한 정상적인 군사활동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움직임은 필리핀이 황옌다오 문제를 국제법과 다자 안보협력의 틀로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다. 필리핀에서는 미국·일본·호주·필리핀의 안보협력체에 한국과 인도를 추가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역외 국가들을 끌어들여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화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중국군이 합동훈련에 이어 상시 전비순찰을 강조하는 것은 회색지대 압박을 일회성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시 작전으로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첩보전, NATO의 ‘대만 전략’까지 겨냥?
미국기업연구소와 전쟁연구소는 최근 중국의 정보활동이 대만과 관련한 NATO 회원국의 군사전략과 첨단 군사기술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유사시 서방국가들의 대응전략을 사전에 파악하고, 동시에 첨단기술을 확보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 해군의 신형 076형 강습상륙함 쓰촨함도 주목받고 있다. 무인기뿐 아니라 유인 항공기 운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기존 강습상륙함보다 항공모함에 가까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공군 작전 반경이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제 휴대용 방공미사일 이란 판매설
중동에서도 중국을 둘러싼 안보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이 이란에 휴대용 방공미사일을 공급하는 계약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이 홍콩 소재 업체를 통해 중국제 휴대용 방공미사일 300~400기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QW 계열 미사일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중국은 그동안 이란에 대한 미사일이나 무기 공급설을 부인해왔다. 따라서 실제 계약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이런 의혹 자체가 중국에는 외교적 부담이다. 중국이 이란 핵문제에서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는 동시에 군사장비 제공 의혹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 대미 보복 ‘법률전’ 강화
미중 기술·통상 갈등에서는 중국의 대응 방식이 더욱 제도화되고 있다. 중국은 개정 대외무역법을 활용한 국가안보 조사와 미국 기업 제재, 드론 관련 수출심사 강화 등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이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과 국가안보 규제를 근거로 중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중국도 국내법과 행정절차를 활용해 맞대응하는 것이다. 관세를 주고받던 미중 통상전쟁이 기업 제재, 투자 제한, 수출통제, 국가안보 조사까지 확대된 셈이다.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기술과 산업 분야의 구조적 경쟁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7월 수출입 예상 웃돌아
중국의 7월 수출과 수입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미국과 유럽의 통상 압박에도 중국의 대외무역이 아직 상당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수출 증가의 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첨단 전자제품 등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의 가격 상승이 전체 수출액 증가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 제조업과 소비재의 물량 회복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수출액이 늘었다고 해서 중국 실물경제 전반이 강하게 회복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첨단산업과 전통산업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K자형 회복’이 무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인민은행 금 매입 확대…대외 충격 대비
중국 인민은행은 7월 금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 최근 수년 가운데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금 매입 확대는 미국의 금융·기술 제재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보유 자산을 다양화하려는 장기 전략과 연결된다. 달러 자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금을 포함한 대체 준비자산을 늘리는 흐름이다. 7월 중국 외환보유액도 3조4000억달러대를 유지했다. 통상갈등과 경기둔화에도 중국이 상당한 대외 금융 완충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니트리 로보틱스 IPO…로봇 투자열기 계속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대표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기업공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가치가 수십조원 규모로 평가되면서 중국 로봇 산업의 상징적인 상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딥시크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붐에 이어 로봇과 AI기업으로 자금이 몰리는 흐름이다. 중국 정부도 로봇과 인공지능을 전기차와 배터리에 이은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제조업과 부동산, 내수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첨단기업의 기업가치만 빠르게 상승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높은 기업가치가 실제 매출과 수익성, 기술 경쟁력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중국 자본시장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 태풍·안보·기술규제를 하나의 위험으로 봐야
최근 흐름은 한국에 세 가지 과제를 던진다. 우선 상하이·닝보 등 중국 동부 항만의 기상재해가 한국 기업의 부품과 원자재 조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연재해도 이제 공급망 안보의 일부다. 둘째,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갈등이 미국·일본·호주에 이어 한국과 인도까지 포함한 다자 안보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국제법과 항행의 자유를 지지하는 문제와 특정 군사협력체 참여는 구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셋째, 미중 양국의 기술규제가 법률과 행정조치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배터리·로봇·드론·광통신 등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의 피해 가능성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

이번 주 주목할 변수
태풍 돌핀 이후 상하이·저장 지역의 항만 복구 속도, 이란 핵협상을 앞둔 중국의 역할과 무기 지원 의혹, 미국의 추가 대중 기술규제, 황옌다오와 대만 주변 중국군의 움직임을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금 남중국해와 대만에서는 군사력을, 미국과의 경쟁에서는 법률과 행정수단을, 첨단산업에서는 자본시장을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태풍이라는 자연재해까지 겹쳤다. 동북아 정세를 군사·외교·경제로 따로 볼 수 없는 이유다.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
AI 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