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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정세 브리핑] 중국 AI 굴기와 대만해협 긴장…기술·군사·통상 전선 동시 확대

중국 문샷AI가 공개한 초대형 오픈웨이트 인공지능 모델 ‘킴미 K3’. 문샷AI는 K3가 2조8000억 개의 매개변수와 100만 토큰의 문맥 처리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AI 제공>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추격이 빨라지는 가운데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반도체와 관세를 넘어 오픈소스 AI와 지식재산권 문제로 확대되면서 동북아 정세가 기술·안보·통상의 복합 대결 구도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은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에도 소비 진작보다는 인공지능과 첨단 제조업, 기술 자립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만은 미사일 생산과 해상 타격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필리핀도 대만해협 유사시 중립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군사·해경 압박과 역내 국가들의 억지력 강화가 맞물리면서 우발적 충돌 위험도 커지고 있다.

중국 AI, 오픈소스로 미국 추격

중국 AI 기업 문샷AI가 최신 대형언어모델 ‘킴미 K3’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미국 기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킴미 K3는 2조800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대규모 모델로, 모델의 가중치와 핵심 기술을 공개해 누구나 내려받아 수정하거나 배포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산 AI 반도체인 화웨이 어센드와 알리바바 계열 칩에서도 구동할 수 있어 엔비디아 중심 생태계에서 벗어나려는 중국의 기술 자립 전략을 보여준다.

문샷AI는 K3가 미국 앤트로픽의 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훨씬 낮은 가격에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올해 초 딥시크가 저비용 고성능 모델로 충격을 준 데 이어 중국이 다시 한번 오픈소스 전략을 통해 미국 AI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즉각 견제에 나섰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문샷AI가 미국 앤트로픽 모델의 결과물을 활용해 성능을 복제하는 ‘모델 증류’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정부 일각에서는 관련 사실이 확인될 경우 문샷AI를 제재 명단에 올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기술업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엔비디아와 일부 빅테크 기업들은 오픈소스 모델이 혁신과 기술 자립, 국가안보에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중국 AI를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과 개방형 생태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하는 것이다. 오픈소스 AI를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지식재산권과 국가안보, 산업정책 문제로 번지고 있다.

대만, 미사일 생산과 해상 타격 능력 강화

대만은 중국의 군사 압박에 대응해 대함미사일 생산과 해상 타격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만은 국산 슝펑 계열 대함미사일 생산을 늘리고, 미사일을 탑재한 초계함의 전력화를 서두르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신형 군함 취역식에서 투장급 미사일 초계함 12척을 연내 전력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군은 대만 주변에서 군용기와 함정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7월 29일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 8대와 해군 함정 7척이 대만 주변에서 포착됐다. 이 가운데 군용기 6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 최근에는 중국군 헬기가 처음으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고 중국 해경과 해양조사선 등 공무선의 대만 주변 활동도 급증했다.

중국의 압박 수단이 전투기와 군함 중심에서 해경선, 조사선, 헬기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전면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면서도 대만에 지속적인 피로와 불안을 주는 회색지대 전술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필리핀 “대만해협 유사시 중립 어려워”

필리핀도 대만해협 문제에 이전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 국방장관은 대만해협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립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만과 필리핀 북부 루손섬 사이의 루손해협은 미군과 중국군 모두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필리핀은 미국과 방위협력을 확대하면서 북부 군사기지의 사용 범위를 넓혀왔다.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필리핀 기지와 해역이 작전과 보급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필리핀의 입장 변화는 남중국해 갈등과 대만해협 문제가 점차 하나의 안보 전선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중국해 물대포 대치 계속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필리핀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 해경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필리핀 정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하고 위험한 기동을 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은 필리핀 선박이 먼저 도발했으며 중국 해경의 대응은 합법적이었다고 반박했다. 이번 충돌은 미국과 일본, 필리핀이 7월 21일부터 25일까지 남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한 직후 발생했다. 훈련 기간에도 중국 해경은 필리핀 정부 선박을 향해 이틀 연속 물대포를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일본, 필리핀이 안보협력을 강화할수록 중국은 해경과 해군을 동원해 현장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군사훈련과 해경 충돌이 반복되면서 우발적 충돌이 실제 군사대치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 외교와 법리전 병행

중국은 군사적 압박과 함께 외교·법리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유엔총회 2758호 결의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립했으며 대만의 국제법적 지위 문제는 이미 끝났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카이로선언과 포츠담선언을 근거로 대만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에 반환됐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대만 정부가 국제기구 참여와 외교적 공간 확대를 추진하는 데 맞서 역사와 국제법 논리를 통해 이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중국은 슬로바키아 등 유럽 국가들과의 정상외교에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받고 있다. 유럽연합이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중·동유럽 국가들과 개별 협력을 확대해 유럽의 대중국 전선을 분산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글로벌개발이니셔티브와 글로벌 AI 거버넌스 구상도 앞세우고 있다. 미국과 서방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와는 다른 개발·기술 협력 체계를 제시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미중 관세·희토류 갈등 재점화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도 다시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60개 교역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관세를 발효했으며 중국산 제품에는 12.5%의 관세를 적용했다. 중국 외교부는 일방적인 관세 부과가 국제무역 규칙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희토류 자석을 둘러싼 갈등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산 희토류 자석의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희토류 자석은 전기차와 풍력발전기, 전투기, 미사일 등 첨단 산업과 군사 장비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가공과 자석 생산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이 단기간에 공급망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중국산 희토류 자석의 미국 수출은 일부 제한 조치에도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국이 관세와 수출통제로 충돌하면서도 공급망에서는 서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 소비보다 첨단기술 우선

중국공산당 정치국은 이번 주 회의를 열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청년 고용 악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가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지도부는 대규모 부동산·인프라 부양보다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 반도체, 첨단 제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는 소비 회복보다 기술 자립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미중 전략경쟁에서 더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킴미 K3의 공개는 이러한 기술 집중 전략의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기업이 자체 반도체와 알고리즘, 오픈소스 모델을 결합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첨단산업 중심의 성장이 내수 침체와 부동산 부진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자와 첨단 제조업의 이익은 늘고 있지만 소비재와 부동산 관련 업종의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

애플, 중국 반도체 조달 놓고 딜레마

애플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와 YMTC의 제품을 사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유지하려면 현지 부품 사용과 공급망 확대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 하지만 두 기업은 미국의 수출통제와 제재 대상이어서 실제 거래가 이뤄질 경우 미국 정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의 선택은 미중 기술 디커플링의 한계를 보여준다. 미국 정부는 중국 첨단기업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비와 시장 접근성 때문에 중국 공급망을 완전히 떠나기 어렵다.

외교적 대화와 현장 압박 동시 진행

현재 동북아 정세의 특징은 외교적 접촉과 군사·통상 압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유럽과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상대로 정상외교와 개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대만 주변에서는 군용기와 함정, 해경선을 투입하고 남중국해에서는 물대포를 사용하며 현장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도 대만의 미사일 생산, 필리핀과의 군사협력, 남중국해 합동훈련 등을 통해 억지력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양측의 억지 강화가 상대방의 추가 대응을 불러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작은 충돌이나 오판이 발생할 경우 미중 간 직접 대치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

향후에는 중국 정치국 회의에서 소비와 첨단기술 가운데 어느 분야에 정책 우선순위를 둘지, 미국이 문샷AI를 실제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지, 스카버러 암초에서 추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지를 주목해야 한다. 대만 주변 중국군과 해경의 움직임, 미중 관세와 희토류 조치의 후속 대응도 하반기 동북아 정세를 결정할 주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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