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우 교수, 한중 비교문학 50년 학문 여정 조명…中화난사범대 강연서 “차이 속 공명” 학문관 제시
박재우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의 50년 학문 여정이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강연을 통해 집약적으로 제시됐다. 박 교수는 3월 27일 오전, 중국 화난사범대학교 문학원 330회의실에서였다. 강연 제목은 ‘비교문학의 시각에서 본 한중 현대문학 관계-형상학·문화횡단연구·번역학·영향연구·평행비교연구: 나의 학문 탐구의 길’. 문학원과 심미문화·비판이론연구센터, 횡단문화연구센터 등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이 대학 교수진과 대학원생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 교수는 1974년 서울대 중문과 재학 시절 루쉰 연구를 계기로 중국 현대문학 연구에 입문했다. 이후 대만 유학 시기 약 10년간 『사기』와 『한서』를 중심으로 고전문학을 연구하며 학문적 기반을 구축했다. 그의 고전 연구는 이후 현대문학 연구로 확장되는 토대가 됐다.
그는 자신의 학문적 태도를 ‘화이부동’, ‘역지사지’, ‘구동존이’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정식화했다. 이는 차이를 인정하면서 조화를 추구하고, 타자의 입장에서 성찰하며, 공통 기반 위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태도로, 비교문학 연구를 지탱하는 핵심 원리로 제시됐다.
박 교수의 연구는 크게 여섯 분야로 정리된다. △고전문학 연구 △루쉰 및 동아시아 루쉰학 △중국 현대문학의 한국 수용사 △중국문학 속 ‘한국인 형상’ 연구 △번역학 및 번역 실천 △세계 화문문학 연구 등이다. 그는 이들 연구를 통해 중국문학을 문화 간 맥락 속에서 지속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특히 중국 현대문학 속 ‘한국인 형상’ 연구는 비교문학 형상학 분야에서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그는 1917~1949년 중국 소설에 등장하는 한국인 인물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타자 형상이 작가 개인 경험과 시대적 집단의식의 반영이라는 점을 밝혔다. 또한 타자 재현이 곧 자기 인식의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화횡단 연구에서는 디아스포라 개념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전쟁과 이주 경험을 분석했다. 중국 작가들의 작품 속 한국인 인식 양상을 통해 역사적 경험의 상호 연관성과 복합성을 제시했다.

영향 연구에서는 루쉰, 바진, 라오서, 위화, 톄닝 등의 한국 수용사를 정리했다. 특히 루쉰이 한국에서 문학가를 넘어 ‘실천적 지식인’으로 수용된 점을 주요 특징으로 지적했다. 번역학 분야에서는 문학 번역을 인간의 감정과 의미를 전달하는 창조적 행위로 규정하며, 인공지능 시대에도 인간적 감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3·1운동과 5·4운동, 루쉰과 신채호, 딩링과 김말봉 등을 비교한 평행연구를 통해 서로 다른 역사적 조건 속에서도 공통의 문제의식이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강연은 고전에서 현대, 이론에서 실천에 이르는 연구를 통합적으로 조망하며, 한중 비교문학 연구의 지평을 확장한 자리로 평가됐다. 링위 교수는 박 교수의 학문을 “정상과 현실을 겸비한 연구”라고 평가하며, 후학들에게 지속적 탐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강연이 한중 문학 관계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비교문학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