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평론 편집위원회와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공동주관하는 열린논단 133 모임이 9월25일 오후 5시 동국대 동창회관 세미나실(충무로역 3번 출구)에서 열린다.
9월 주제는 ‘일본불교는 어떻게 전쟁을 반대했나’, 발제는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대우교수 박연주 박사.
다음은 주관측이 전하는 말.
올해는 아시다시피 광복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광복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두 가지 복합적인 감정에 빠지곤 합니다. 하나는 일제식민지배에서 벗어나 국권을 회복했다는 기쁨과 함께 한편으로 그동안의 압제와 고통을 다시 상기하게 됩니다. 그만큼 80년 전 일본의 황색제국주의가 저지른 만행은 모든 아시아국가와 민중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던 범죄였습니다. 그 과정은 침략자 일본의 내부에 더 더 많은 문제를 남겼습니다. 예컨대 전쟁기간 중 일본의 모든 종교와 사회단체는 일본정부의 강요에 따라 전쟁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생산하고 확대하는 부역에 내몰렸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일본민중에게 큰 영향을 미쳐온 불교의 경우 전쟁범죄의 첨병이 되어 교리를 왜곡하고 전쟁을 선동하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일본불교가 전쟁기간 중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가는 뒷날 여러 사람들에 의해 지적되고 비판받았습니다. 지난 8월 열린 불교평론 창간 26년 기념 학술심포지엄 ‘전쟁과 평화, 그리고 종교’에서 원영상교수의 발제한 ‘태평양 전쟁과 불교’가 그 좋은 예에 속할 것입니다. 논문은 불교평론 2025년 가을호(103)에 실려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일본불교가 전쟁범죄에 동원되기는 했지만 과연 모든 불교도가 이 불의한 범죄에 가담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불교는 기본적으로 전쟁을 반대하는 교리를 가진 종교입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정부의 강압이라 해도 반대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그 불교는 외피만 남아있고 속은 썩은 종교였다고 비판받고 조롱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심포지엄에서도 이 문제는 심각한 토론의 주제였습니다.
그러나 뒤풀이까지 계속된 이 토론의 결론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많은 양심적 불교인이 전쟁을 반대하고 그로 인해 고통을 받기은 사례가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만을 다시 한 번 토론해보자, 이런 의견이 모아져 9월 논단은 주제를 ‘일본불교는 어떻게 전쟁을 반대했나’로 정했습니다. 일종의 연장토론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발제를 맡은 박연주 선생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일본중세불교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일본불교 전문연구자입니다. 귀국 후 동국대에서 강의를 하며 아시아종교평화학회 한국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의도는 전쟁범죄에 복무한 일본불교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한국불교는 전쟁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들의 의견도 여기에 보태진다면 열린논단의 발제와 토론은 더욱 진지하고 생산적인 모임이 될 것입니다. 지독한 더위도 물러가고 공부하기 좋은 9월입니다.
친구들과 손잡고 오셔서 빛나는 지성의 향연을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