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정치사회칼럼

[이정현의 호남아리랑] 목포는 항구다…정치 경쟁력 회복이 지역발전의 열쇠

유달산에서 바라본 목포

목포에 다녀오며 깜짝 놀랄 일이 있었다. 유달산을 걸어 올라가는데 도로변 식당과 커피숍이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이 아깝고도 아쉬웠다. 솔직히 화가 났다. 목포라는 이름은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고향 같은 목포를 이 지경으로 방치했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었다.

목포는 1897년 개항 이후 일본·중국·서양 세력이 몰려와 근대 상업과 문화가 교차한 거점이었다. 호남선 철도의 종착지이자 해상 교역 중심지로, 쌀·소금·수산물이 최고의 산업이던 시절부터 그 유통의 중심지였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삼학도, 유달산, 갓바위, 근대문화유산 거리, 1천여 개 섬과 연계된 관광 인프라까지 목포는 항구도시의 면모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더 나아가 서남권 해상풍력, 수산식품가공, 해양레저산업, 남해안과 제주, 중국 동북 3성과 연계 가능한 서남해안 산업수도의 잠재력을 지녔다. KTX 종착역, 무안국제공항, 광양항·여수항과의 연계, 서해안 고속도로와 호남선·경전선 종점이라는 이점도 있다.

발전이 더딘 이유를 정치적 홀대로 돌리기도 하지만, 출신 정치인의 성과를 돌아보면 결국 성의와 기획능력, 의지의 문제도 크다. 순천·광양·여수의 발전을 단순히 정치적 배려 탓으로만 돌리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목포에는 조선·철강의 1차 벤더 기업 하나 없고, 기존 협력업체마저 위축됐다. 수산업 기반은 노후화됐으며 대기업 본사나 R&D센터도 부재하다. 청년층의 유출은 재앙 수준에 이르렀고, 공항·항만·철도망 연계 지연으로 물류 허브화 기회도 놓쳤다. 장기 비전과 전략적 기획이 부재했던 것이다.

근대문화유산을 도시 브랜드로 삼자는 의견도 있지만, 군산과 인천 등 이미 유사한 사업을 벌인 도시가 많다. 목포는 항구다. 섬 엑스포, 크루즈, 마리나, 해양레저·치유 관광산업, 김·굴·전복 등 고부가가치 수산 가공·수출산업, 서남권 8.2GW 해상풍력 중심의 조선·부품·O&M 산업, 근대역사문화도시답게 K-드라마·음악·미식 콘텐츠 산업, 광양항·여수항과 연계한 서남권 물류·해양 비즈니스 산업 등으로 미래를 열어야 한다.

목포 신항은 단순한 부두가 아니다. 대한민국 서남권의 관문이자 바다와 섬, 세계를 연결하는 미래 플랫폼으로 키워야 한다. 목포역에서 철도를 연장하고, 냉동·냉장 물류센터와 수출가공 클러스터를 배후단지에 조성해 글로벌 수산식품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신항은 세계 최대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기자재 전진기지로, 블레이드·타워·부유체를 실어 나르며 그린에너지 항만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영암 대불조선소와 연계해 조선·해양플랜트 운송기지로 확장하면 조선해양산업의 동력항이 될 수 있다.

목포는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다도해와 유달산, 삼학도를 품은 관광도시로서, 신항은 크루즈 전용 터미널을 갖추고 섬 관광·해양레저·근대문화와 연계해 남해안 해양관광 허브로 거듭나야 한다. 신항을 스마트 항만으로 조성해 자동화 하역 시스템, 친환경 전기·수소 장비, 육상전원공급(AMP)까지 갖춘 탄소중립 항만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미래 세대에 깨끗한 바다를 물려주기 위해서다.

신항의 성장은 곧 지역 일자리다. 청년에게는 기회의 바다를, 어민과 중소기업에는 상생의 항만을 만들어야 한다. 전남대·목포대·한전공대와 연계해 해양·에너지 전문 인재를 길러야 한다. 목포는 세계로 향하는 물류 허브, 에너지 기지, 관광 거점, 미래 일자리의 보고가 될 수 있다.

또한 목포는 가요와 트로트의 도시이기도 하다. “목포에 가서 노래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트로트의 전설적 인물들이 즐비하다. 목포대·전남예술고와 연계해 청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항과 삼학도 일대에 음악 창작·연습·공연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 아시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K-트로트 공연 상품을 개발하고, 일본 엔카와 교류하며 중국·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한다면 가요 테마관광과 축제를 통한 체류형 관광이 가능하다. 이는 음악·공연·관광 산업에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숙박·음식·교통·문화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정치가 경쟁력을 되찾는 날, 목포의 이러한 발전 프로젝트는 비로소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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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3선 국회의원, 대통령비서실 정무·홍보수석 역임, 전 새누리당 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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