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비만(肥滿)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약물만으로는 전 세계 10억명이 넘는 이들의 비만을 해결할 수 없다. 비만은 치료약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해결을 위해 쓰는 비용이 연간 수천조 원에 달하고, 2035년에는 4조3000억달러(약 597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이에 비만은 ‘건강 재앙’이자 ‘경제 재앙’이다.
요즘 병원에서 처방을 받으면, ‘살이 빠지는 약’인 삭센다(Saxenda), 위고비(Wegovy)나 마운자로(Mounjaro) 같은 비만 치료제를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비만이 아닌 정상 체중인 사람들도 미용 목적으로 이 약을 복용하려고 한다니 날씬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막지는 못하는 것 같다. 코르셋(corset)은 원래 몸의 특정 부위를 드러내고 자세를 바르게 하는 속옷이었지만, 19세기에는 허리를 극단적으로 가늘게 보여 날씬하게 보이려는 목적으로 착용했다.
옛날 사냥과 채집을 하며 살던 시절 사람들은 하루 종일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녀야 했기에 대부분 마른 형태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오히려 풍만한 체형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에선 비만에 대해 ‘의학의 아버지(Father of Medicine)’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기원전 370-460년 경)는 많이 먹고 운동하지 않아 살찐 사람은 더 빨리 죽는다고 했고, 식사 후 바로 걸으면 뱃살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위고비(Wegovy)는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2021년 출시한 성인용 비만치료제로, 주 1회 투약하는 주사 약물이다. 주성분은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1(GLP-1)이라는 호르몬을 모방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이다. 위고비는 출시된 이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어, ‘위고비 신드롬(syndrome)’이라 불릴 정도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이다.
위고비는 당초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됐으나(제품명 오젬픽), 이후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2021년 비만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약물의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식사 후 나오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인 GLP-1을 모방한 ‘GLP-1 유사체’다. GLP-1 호르몬은 뇌의 포만감 중추에 작용해 식욕(食慾, appetite)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데,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가 DPP-4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도록 작용 시간을 늘렸다.
위고비는 2021년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에서 시판됐는데, 특히 미국에는 유명 인사들이 이 치료제를 사용한 덕분에 월 4회 최저 1300달러 수준의 높은 가격임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경쟁사인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y)가 신약 마운자로(Mounjaro)를 내놓으면서 시장 주도권을 흔든 여파로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60% 이상 급락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기는 덴마크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위고비는 국내에 2024년 10월 15일에 출시됐다. 위고비는 펜처럼 생긴 주사제로 주 1회 투약하는데, 한 박스에 주사기 1개와 주사바늘 4개가 들어 있어 4주간 투약할 수 있다. 위고비 용량은 0.25mg부터 0.5mg, 1.0mg, 1.7mg, 2.4mg 까지 5종인데, 매달 조금씩 용량을 높이며 투약한다. 국내 출시 가격은 4회 투약분이 37만2000원인데, 이는 병원 및 약국 공급 가격으로 소비자 갸격은 40만-60만원대이다.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되는데, BMI 27-30 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1개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에게도 처방이 이뤄진다. 다만 위고비는 두통,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투약 시 의사 처방이 꼭 필요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위고비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膵臟炎)으로 사망하거나 입원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는 등 췌장염 부작용 우려가 있다.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가 8월 중에 국내 상륙한다. 국내에서 독주하던 노보 노디스의 위고비(Wegovy)보다 효과가 강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비만약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마운자로 소비자가격은 저용량 기준으로 20만-30만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위고비가 일부 용량 가격을 최대 40%까지 낮췄다. 향후 두 제약사의 경쟁으로 비만약 가격이 대폭 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
비만(Obesity)은 지방이 정상보다 더 많이 축적된 상태로 체내 지방량을 측정해 평가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그러나 체내 지방량 측정을 시행하기 어려워 대개 간접적인 방법인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와 허리둘레 측정으로 평가한다. 체질량지수란 몸무게(kg)를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나라 성인 비만의 기준은 BMI 25 이상이며, 고도비만(severe obsity)은 BMI 40 이상이다. 허리둘레가 남성은 90cm, 여성은 85cm 이상일 때 복부비만(腹部肥滿, abdominal obesity)으로 정의한다.
비만의 증상은 외형적으로 비대해 보이거나, 뱃살 또는 군살이 많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 이상의 다양한 건강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비만 관련 질병에는 암(癌), 당뇨병, 고지혈증,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 담석증(膽石症), 성기능 장애 등이 있다. 비만 환자들의 상당수에서 지방간이 발견되는 이유는 몸에 남아도는 열량이 간에 중성지방(中性脂肪, Triglyceride)의 형태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치료는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것과 더불어 행동요법이 필요하다. 식이 요법은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평소보다 500-1000kcal 정도를 덜 섭취하도록 한다. 운동은 1주일에 150분 이상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이 필요하다. 생활습관 개선 이외에 약물을 통해 비만을 치료하기도 한다. 약물은 크게 식욕억제제와 지방의 흡수를 저해하는 약으로 나눌 수 있다.
약물요법을 해도 체중 감량에 실패할 경우 수술을 시도할 수 있다. 비만 수술(혹은 베리아트릭 수술)은 효과가 뛰어나다. 베리아트릭(Bariatric) 수술은 그리스어로 체중의 뜻을 가진 바로스(baros)와 치료라는 이아트릭(iatrike)을 합성시켜 만들어낸 말이다. 베리아트릭 수술은 크게 위의 크기를 줄여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위 성형술’과 소장 일부를 잘라내 지방 흡수를 감소시키는 ‘소장 우회술’이 있다.
고도비만 환자의 한 치료법으로 베라아트릭 수술이 도입된 것은 비만도를 낮춤에 따라 비만에 따른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다.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이거나, 32.5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질환이 동반된 경우, 30 이상으로 식이요법 혹은 비만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체중조절에 실패했거나 더 이상 반응 없이 체중이 정체기에 있는 환자에게 베리아트릭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비만은 예방을 위하여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만은 개인의 생활습관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환경(페스트푸드/정크푸드 광고, 대중교통 대신 걷기 독려 등)의 영향도 있으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고 정책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비만은 예방이 중요하므로 어릴 때부터 생활화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