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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란, 국가와 국민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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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알리 살레하바디 이란 세타레 소브 편집장] 패러다임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인물은 하버드대학의 물리학자 토마스 쿤(1922~1996)이다. 패러다임은 사람 또는 집단이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하게 만드는 사고의 틀이다. 기존에 구축된 패러다임이 제대로 작용한다면 그 틀은 그대로 유지된다.

반면 기존의 패러다임이 더 이상 현실과 맞지 않는다면 사고의 틀 자체가 변화하게 된다. 이를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부른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기존의 신념과 그에 따른 행동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 날 때 발생하며, 새로운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불러온다.

1979년 이란 혁명은 이란 국민들 대부분이 신봉했던 패러다임이었다. 그러나 19년 후인 1997년 5월 23일 실시된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대다수는 혁명 담론이 아닌 개혁을 선택했다. 명백한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

이란에선 오랜 세월 동안 미국, 이스라엘, 서구에 대한 적대감, 그리고 ‘이스라엘 전복’과 같은 슬로건들이 주요한 패러다임으로 자리해 왔다. 그러나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쳤다. 이스라엘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를 파괴했고, 헤즈볼라를 약화시켰으며, 시리아의 정세 불안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련의 사건들을 살펴보면 이전의 패러다임은 현재 정세에서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지난 2015년 로하니 전 대통령 1기 동안 체결된 핵합의(JCPOA)는 이란 역사에 있어 매우 중대한 사건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투자자들이 이란에 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부풀었지만 끝내 실현되진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대 이란 정책이 크게 바뀌었고, 이란 외무장관은 이전과는 달라진 상황 속에서 미국의 투자자들을 초청했다. 이는 2015년 체결된 핵합의 패러다임이 실패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아파 무슬림 국가인 이란과 수니파 무슬림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수십년간 반목해왔다. ‘더 이상의 갈등은 서로에게 해롭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양국은 대립을 중단하고 화해와 협상에 나섰다. 이 또한 이란 역사상 주요한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

바로 지난주 이란 경제학자 180명이 “이란 정부는 패러다임을 전환해 새로운 방식으로 국가를 경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이란은 미국, 유럽, 이스라엘, 일부 아랍국가들로부터 동시다발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이란 내에서 “타협하지 않는다” “굴복하지 않는다” “미국과 맞서 싸워야 한다”와 같은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한,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치명적인 침공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작금의 중동 정세와 국제 지형도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1,600만명의 유권자들이 마수드 페제시키안 현 이란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이유는 서방, 특히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국가의 사회, 경제적 위기를 해결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이란 대통령은 갈등과 반목을 주장하는 소수의 목소리에 굴복해선 안된다. 타협은 항복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잠재적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선거 유세 중 밝혔듯 대통령은 소수의 목소리가 아닌 국민 대다수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만약 내 주장이 틀렸다면 국민투표를 실시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민의 목소리가 곧 국가의 목소리다.

아시아엔 영어판: Paradigm and Paradigm Shift – THE As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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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살레하바디

이란 세타레 소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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