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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알리 살레하바디 이란 세타레 소브 편집장]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란 핵시설 사찰에 대한 합의점을 찾았다. 그러나 불완전한 합의에 그쳐 이란 제재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란은 앞으로도 제한된 사찰만 허용할 것이며, IAEA도 제한적인 접근에 만족하진 않을 것이다.이란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려면 오는 10월 18일(이란력 7월 26일) 이전까지 IAEA와의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 이 날은 JCPOA(이란 핵합의)를 지지하는 유엔 결의안 2231이 나온 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로,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할 경우 모든 유엔 제재가 자동으로 종료된다. 즉, 유럽·IAEA·미국·이스라엘의 압박이라는 ‘사면초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협상에 실패하고, 또 모든 제재를 원상태로 복원시키는 ‘스냅백 메커니즘’이 발동된다면 이란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제재와 전쟁의 그림자도 이란에 다시금 드리울 것이다.
몇 달 전 이란과 IAEA가 지지부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던 그 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0일 안에 협상하지 않으면 폭격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내렸다. 그러나 이란의 고위층은 안일하게 대응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허세와 위협으로 치부했다. 이들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트럼프와의 협상 테이블을 차려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타협을 시도했을 것이다. 협상이 타결됐다면 전쟁도 없었을 것이며, 핵시설도 다음 세대를 위해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판을 저지른 이들은 국민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했다.
이란 재정 당국은 올해 재정적자가 8,000조 리얄(약 17.3조원)에 달할 것이라 발표했다. 세 자릿수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기대를 접고 협상 테이블에서 완전히 이탈했다. 미국은 심지어 제재 회피 수단을 찾아내는 이들에게 포상까지 제시하고 있다. 온갖 제재에 갇혀 있는 이란은 석유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화폐를 찍어내면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국제 정세도 이란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걸프협력회의(GCC)는 최근 이란과 UAE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페르시안 만의 섬 세 곳에 대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의미를 내포한 성명을 발표했다. 당사자간의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유엔안보리에 회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유엔안보리가 이 문제를 다룬다면 이번에도 러시아나 중국이 이란의 영유권을 지지해 줄 수 있을까? 유럽은 이미 UAE의 손을 들었고, 미국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3국가들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E3는 이란 외무장관에게 “이란이 ‘스냅백 메커니즘’을 발동시키지 않길 원한다면 미국과의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하며, IAEA와의 합의점을 찾아야 하며, 농축 우라늄 408kg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란은 위의 세 조건을 수용할 의사가 없다. 이 중 핵심은 미국과의 협상이지만, 미국의 요구사항은 더 빡빡하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제로’ ‘탄도미사일 사거리 제한’ ‘서방에 대항하는 저항의 축에 대한 지원 중단’을 내세우고 있다.
이란을 둘러싼 전방위 압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데올로기적인 정책이 만든 결과다. 현 시점에서 이란이 이 모든 위기를 타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란의 지도층은 국민에게 ‘천국’을 약속했지만, 그 현실은 ‘지옥’으로 변해버린지 오래다.
아시아엔 영어판: Quadrilateral of Pressure – THE As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