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기사문화

[전시] 황지윤 개인전 ‘귀인(귀한 인연)’…형태 아닌 현상으로 떠오른 감각의 풍경

현상을 그리고, 형태를 벗어난다. 시선의 결, 감각의 궤적을 따라 떠오른다.

OCI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황지윤 작가의 개인전 『형태가 아닌 현상』은 말 그대로 형태(form)의 경계를 허물고, 현상(phenomena) 그 자체를 감각의 주제로 끌어올린다. 캔버스 위에 피어오른 색의 흔적은 정지된 장면이 아닌 ‘일어나는 일’이며, 관람자에게는 장면보다 ‘경험’으로 다가온다.

2025년 OCI미술관 선정 작가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현상을 어떻게 직조할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황지윤은 빛과 바람, 물결, 움직임 등 가시성과 비가시성 사이의 전이 상태를 회화의 언어로 번역한다. 이번에 공개된 대형 설치작 ‘낙화’는 특히 인상적이다. 수면과 대기, 안과 밖의 경계가 녹아드는 듯한 색면이 관람객의 감각을 부드럽게 파고든다.

전시의 제목처럼, 이 전시에서는 무엇이 보이느냐보다 ‘어떻게 감각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작가의 붓질은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시야의 초점을 흐트러뜨린다. 캔버스 앞에서 멈춰선 관람객은 장면을 해석하려다 이내 ‘멈춤’ 그 자체가 감각의 시작임을 느끼게 된다.

황지윤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서 조형예술과 예술사 전문사 과정을 졸업하고 한예종에서 강의했다. 특히 2010년대 이후 그의 작업은 ‘자연과 감각의 중첩’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왔으며, 레지던시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시각언어를 정제해왔다.

그는 이번 전시 서문에서 “형태는 일시적이며, 현상은 언제나 살아 움직인다”며 “회화 역시 고정된 시각물이 아니라 흐름 속의 감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시 공간 곳곳에 흐르는 색채의 리듬은 물리적 경계를 초월해, 마치 바람이 벽을 통과하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전시는 6월 12일 시작해 7월 26일까지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

OCI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형태와 개념에 얽매이지 않는 동시대 회화의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 정보

* 전시명: 『형태가 아닌 현상 (Phenomena, not Forms)』
* 작가: 황지윤 Hwang Jiyoon
* 기간: 2025년 6월 12일 \~ 7월 26일
* 장소: OCI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45-14)
* 문의: 02-734-0440 / ocimuseum.org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자동 게재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