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알츠하이머, 실데나필보다 안전한 치료 대안은 없을까?


그림에서 1)파란색 사각형: 이미 존재하는 약물(캡슐)의 표적(target) 2)빨간색 노드: 표적과 연관된 유전자(또는 단백질) 3)보라색 노드: 이 네트워크 내에서 가장 짧은 경로(shortest path) 상에 있는 후보 물질 4)선(연결선): 생물학적 네트워크(유전자 또는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을 각각 의미한다. 연구자들은 이미 존재하는 약물의 표적(파란색)을 출발점으로 삼아, 생물학적 네트워크 안에서 연관 유전자(빨간색)와 연결된 경로를 추적한다. 이 경로상에서 가장 짧은 거리(즉, 상호작용이 밀접한)에 위치한 보라색 후보 물질을 선택하여 신약 개발의 실마리로 삼는 전략이다. 요컨대 기존 약물의 작용 타깃을 중심으로 유전자 네트워크를 분석해 최단 경로에 있는 새로운 물질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이 낚시 전략(fishing strategy)이다.
[아시아엔=배진건 배진 바이오사이언스 대표] 한국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2024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었고, 그중 여성의 비율이 더 높다. 이와 함께 알츠하이머병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여성 노인에게서 더 많이 발병하는데, 2021년 국내 알츠하이머병 진료 환자의 71%가 여성으로 집계됐다. 미국도 전체 환자 중 3분의 2가 여성이다. 왜 여성에게 더 많이 발병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주목받는 치료 접근 중 하나는 ‘약물 재창출’이다. 즉, 기존에 승인받은 약물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발기부전 치료제로 잘 알려진 실데나필(비아그라)이다. 2021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약물 1,600여 개를 분석한 결과 실데나필이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 약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험에서는 쥐 모델과 인간 신경세포에서 타우 단백질이 감소하고 기억력 회복이 관찰됐다. 더 나아가 7,200만 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실데나필 복용자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무려 69% 낮다는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실데나필은 PDE5(포스포디에스터라아제 5형) 억제제로, 시각 이상 등 일부 부작용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실데나필 외에 다른 PDE5 억제제들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SK케미칼의 미로데나필(엠빅스)은 PDE5에 대한 선택성이 더 높아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실데나필 복용 시 흔히 보고되는 청색시증(blue vision)이 미로데나필에서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또, 두통이나 시각장애 같은 일반적인 부작용도 현저히 낮다는 임상 결과가 있다.

한편 국내 바이오기업 아리바이오는 먹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미국과 한국 등 13개국에서 약 1,15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AR1001은 앞선 임상 2상에서 인지기능 악화 속도를 현저히 늦추고, 우울증 개선과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30mg 고용량 복용 시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 점수가 뚜렷하게 개선되었다. 최종 결과는 2026년 상반기 발표 예정이며, 같은 해 하반기에는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낼 계획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한 번 발병하면 되돌릴 수 없는 병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기존 약물의 재활용, 국내 기업의 임상 성과 등으로 인해 희망의 불빛이 다시 켜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효과와 함께 ‘안전성’이다. 실데나필보다 안전하면서도 인지기능 향상 효과를 가진 미로데나필 같은 국내 기술 기반 약물의 가능성을 더 면밀히 살펴야 할 시점이다. 보다 많은 연구와 임상이 이어져 하루빨리 알츠하이머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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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건

배진 바이오사이언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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