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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명수 ‘지금, 차이나:신중국사용설명서’…”넥스트 차이나?’ 후속편 기대”

지금, 차이나-신중국사용설명서

중국이라는 거대한 이웃을 마주할 때, 한국 사회는 늘 긴장과 기회의 교차로에 서게 된다. 서명수 저자의 『지금, 차이나: 신중국사용설명서』(2020년 7월 6일 초판)는 바로 이 모순된 감정과 현실을 정면으로 다룬다. 25년간 기자로 활동하며 쌓은 현장 경험과, 중국사회과학원 연수를 통해 체득한 시야를 바탕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다층적으로 분석한다.

책은 시진핑의 ‘중국몽’을 출발점으로 삼아, 그 실현 가능성과 그 이면에 자리 잡은 정치적 집중 통제, 사회 통합 전략, 경제 성장의 그림자를 짚는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의 야심은 내부적으로는 감시 체계의 정교화, 외부적으로는 공격적인 외교 전략으로 나타난다. 5년 전에 나온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사이 중국의 행태를 보면 주변국은 물론 트럼프의 미국과의 정면대결도 피하지 않는다. 저자는 중국 사회 내부의 갈등과 변화, 그리고 그들이 마주한 체제적 한계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한편 책은 한국 사회가 중국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던진다. 한국 내 친중적 담론과 그 영향,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의 한국의 선택, 그리고 문화 교류와 충돌의 현장은 단순한 국제 관계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 내부의 정체성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K-컬처와 한류의 확산 속에서 나타나는 중국 내 검열과 정치적 반응은 문화와 권력이 어떻게 충돌하고 조율되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이 책은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나 외교·통상 분야 종사자뿐 아니라, 동아시아 정세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에게도 유익하다. 서구 중심의 시각을 넘어서, 한국인의 눈, 무엇보다 비판적으로 중국을 해석하려는 저자의 시도는 설득력을 갖는다.

그러나 오랜 기자생활 동안 팩트 파인딩에 앞장서온 저자가 중국 문제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이면을 뒤쫓는다면 이 책을 비롯한 저자의 중국 관련 연작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후 중국 내부의 다원성과 민간 담론에 대한 조명을 하는 후속편도 낼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 차이나』는 오늘날 한국이 직면한 중국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는 문제작임에 틀림없다. 이 책을 통해 ‘왜 지금 차이나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응답을 들을 수 있고, 동시에 ‘그다음은 무엇인가’라는 더 큰 질문을 품게 됐다.

신중국사용설명서 뒤표지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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