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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이케다 창가학회 명예회장 유작 ‘나의 인물관’

<나의 인물관> 이케다 다이사쿠 저 표지

인간주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위인전…혼란의 시대, 위대한 삶의 본질을 묻다

불교 철학자이자 평화운동가인 이케다 다이사쿠(1928~2023) 선생의 유작 <나의 인물관>(중앙일보S, 2024년 7월 3일)은 정치, 철학, 문학, 예술, 교육,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 문명에 공헌한 세계적 인물 18명의 삶과 정신을 조명했다.

간디, 톨스토이, 아소카, 베토벤, 위고, 타고르, 노벨, 괴테, 플라톤과 소크라테스, 다빈치, 루쉰, 아인슈타인, 휘트먼, 데카르트, 알렉산드로스, 베르그송, 링컨, 페스탈로치 등 시대와 문명을 넘어 인류의 정신적 유산을 형성한 인물들이 이케다 회장의 책에 등장한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단순한 위인담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양심, 실천의 힘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언으로 제시한다. 그는 이들 인물이 사회적 위기와 개인적 시련 속에서도 자신의 내면을 단련하고, 인간다움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각 인물에 대한 서술은 저자의 내적 체험과도 연결되며, 이케다 자신이 청년 시절 느낀 감동과 사상적 각성이 곳곳에 녹아 스며있다.

책은 총 18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한 인물의 삶과 사상, 시대적 맥락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독자들은 이들의 내면 여정을 따라가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자는 저자가 독일 출신 인물들에 주목한 점에 관심이 갔다. 베토벤, 괴테, 아인슈타인 등이 그들이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고난 극복, 창조적 정신, 그리고 무엇보다 인류애를 강조한다. 2차대전의 동맹국으로 인류에 큰 피해를 입힌 일본 출신 저자가 독일 태생의 이들과 평화운동 메시지를 교감했을 거란 상상이 들었다.

책에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운명의 전사’로 묘사되며, 청각을 잃은 상황에서도 예술을 통해 인간 정신의 숭고함을 표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케다 선생은 청년 시절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던 경험을 회고하며, 고통 속에서 창조를 멈추지 않은 베토벤의 의지를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 제시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불멸의 거장’으로 소개된다. 문학뿐 아니라 자연과학, 철학, 정치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업적을 남긴 괴테는 ‘빌둥(Bildung)’ 개념을 통해 인간 내면의 성숙과 교양을 강조했다. 이케다 저자는 괴테의 삶이 교양 있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상을 보여주는 길잡이였다고 평가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과학을 넘어 인류애를 실천한 평화주의자로 조명된다. 저자는 그가 핵무기 개발에 관여한 뒤 이를 깊이 후회하며 평화운동에 나선 점에 주목한다. 아인슈타인이 끝까지 고수한 “과학은 인류에 봉사해야 한다”는 신념은, 인간의 책임 있는 지성과 윤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새기게 한다.

이케다 다이사쿠 선생은 이들 독일 인물들을 통해 인간이 고통을 어떻게 승화시키고, 자신의 분야에서 어떻게 인류 전체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각 인물은 시대의 격랑 속에서 인간다움을 구현한 살아 있는 교과서이자, 이케다의 인간주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사례이다.

<나의 인물관>은 이케다 선생이 평생 일관되게 강조해온 인간 중심 철학의 집약체다. 위대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 그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이 물음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분열과 불안의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성찰로 남는다.

이케다 다이사쿠 SGI 명예회장 <사진=EPA/연합뉴스>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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