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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남사 정재각 그는 누구인가’…”행동하는 지성이자 명문장가”

<남사 정재각 그는 누구인가> 표지

고려대 교수와 동국대 총장,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을 지낸 동양사학자 정재각(1913.1.13~2000.9.21) 박사의 학문과 삶을 조명한 추모문집 <남사 정재각 그는 누구인가>(2012년 2월 주류성)는 총 873쪽 분량의 문집이다. 책은 정재각 박사의 미발표 유고와 함께 그를 회고하는 60여 명의 각계 인사들의 글을 담고 있다.

정재각 박사는 행동하는 지성이자 명문장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고려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고, 동국대 총장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을 역임하면서 학계와 사회의 교량 역할을 자임해왔다. 학문적 업적뿐 아니라 사회적 참여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했던 그는 생전 다양한 지면을 통해 동양사와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했다.

문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민족과 세계’에는 시사평론, 언론과의 대화, 학술논고 등 정 박사의 유고가 담겼다. 제2부 ‘사색의 오솔길’에는 고려대·동국대·숙명여대와의 인연, 인물론과 번역문, 그리고 그가 계간지에 발표한 아시아 4국에 대한 단상이 포함되어 있다. 제3부는 권이혁 전 서울대 총장,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 강만길 전 상지대 총장, 김정배 전 정신문화원장, 월주스님, 지관스님 등 정 박사와 인연을 맺었던 인사들의 회고 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4부는 정 박사의 마지막 길을 동행한 이들의 기록으로 마무리된다.

머리말에서는 정 박사를 ‘정신적 정체성을 일깨우는 스승’으로 기억하며, 격변의 시대에 길을 잃은 지식사회에 귀감이 되는 삶을 살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문집을 엮은 추모문집간행위원회는 그의 삶이 단지 학문적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끼쳤음을 강조한다.

이 책은 한국사와 동양사, 근현대사에 관심 있는 학자와 연구자는 물론 정 박사의 제자들과 그의 삶의 궤적에 공감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특히 학문과 사회적 실천을 병행하고자 하는 젊은 연구자들에게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 같다. 필자는 이런 유형의 책은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된다면 훨씬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

<남사 정재각 그는 누구인가>는 지식인의 삶이 어떻게 시대와 호흡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물이다. 학문과 인생의 경계를 넘나든 정재각 박사의 생애는 여전히 오늘의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정재각 박사

덧붙이는 말: 이 책은 남사 정재각 박사의 고려대 제자이자 필자의 영동고 은사인 최근영(1937~2024) 선생님께서 2012년 2월 22일 <아시아엔> 사무실을 방문해 주고 가셨다. 최 선생님은 이 책 846~847쪽에 이런 글을 남기셨다.

“2000년 6월 최규성 교수의 令息(영식) 결혼식에 참석하셨던 선생님을 피로연이 끝난 뒤 명일동 자택에 모시고 간 기억이 못내 잊혀지지 않는다. 사연인 즉 아파트 현관 앞까지 모시고 난 뒤 돌아서는데 선생님께서는 내가 차를 몰고 출발할 때까지 현관 앞에서 손을 저으시며 계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중략) 선생님의 삶을 돌아보면 올곧은 학자로서 후학들에게 사랑은 물론 풍성한 깨달음과 지혜를 주신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다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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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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