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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산책] 김예슬 ‘촛불혁명’…2016 겨울 그리고 2017 봄, 빛으로 쓴 역사

<촛불혁명> 김예슬 지음 김재현 외 사진 박노해 감수 느린걸음 발행

<촛불혁명>(2017년 10월 31일, 느린걸음)은 2016~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시민혁명의 전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역사서이다. 저자 김예슬과 사진가 김재현은 수개월에 걸쳐 현장의 사진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수집해 448쪽 분량의 양장본으로 엮었다. 이 책은 박노해 시인의 특별기고 ‘이게 나라냐’ 서문과 함께, 총 7개의 국면과 45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전개 과정에 따라 484장의 사진이 생생하게 수록되어 있으며, 거리에서 일어났던 발언과 장면들을 일관된 서사로 정리하고 있다.

서문에서 박노해 시인은 “불의한 권력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살아 움직이는 인간들의 항쟁과 그 진실을 기록한 책”이라고 강조하며, 이 책이 갖는 시대적 가치를 짚는다. 김예슬은 머리말에서 촛불혁명이 단순한 정치운동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려는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이었음을 밝히며, 이 기록이 다음 시대를 위한 살아있는 증언임을 주장한다.

<촛불혁명>은 한국 현대사를 공부하는 학생과 사회운동가, 정치학자, 언론인은 물론,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자 하는 시민에게 적잖은 울림을 준다.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구성이기 때문에 시각적 흡입력도 크다. 특히 민주주의가 어떻게 거리에서 태어나는지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자료가 된다.

다만, 이 책이 다시 출간된다면 촛불 이후의 정치적 변화, 시민 참여의 변화상을 반영하는 후속 장이 추가되면 더욱 완성도 높은 기록이 될 수 있다. 또 디지털 전자책 형식으로 제공된다면 접근성과 활용도 면에서 더욱 폭넓은 독자층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촛불혁명> 저자 김예슬씨

저자 김예슬은 2010년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발표하며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나눔문화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면서 공동체적 가치와 사회 정의를 주제로 꾸준히 글을 써왔다. 2010년에는 <김예슬 선언>(느린걸음)을 출간했고, <촛불혁명>은 그의 두 번째 저서이다. 현재 그는 사회운동과 집필을 병행하며 민주주의와 시민의 삶에 관한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촛불혁명>은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시민사회의 과제를 되새기게 하는 거울이자 나침반 같은 책이다. 민주주의는 거리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준다.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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