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칼럼

[발행인 칼럼] 정의화 국회의장 ‘불출마 선언’ 보면서 김형오 전 의장을 떠올리다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의 20대 국회의원 불출마가 경제도 민심도 팍팍한 세태에 신선한 바람을 몰아오고 있다. 정의화 의장이 최근 불출마 선언을 하기 전에도 그런 생각을 가졌는지는 기자는 알 수 없다. 아니 굳이 알 필요도 없다. “출마하지 않겠다”는 확정된 사실이 대부분의 것을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 전 의장에 이어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김 전 의장은 19대 선거 9개월 전인 2011년 7월게 불출마를 선언했다. 필자도 동석한 서울대 인문학 최고위 과정 학술세미나 뒤풀이 자리에서였다.

당시 김 전 의장과 기자의?대화 몇 대목이다.

“김 선배, 내년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으시겠죠?”(김형오 전 의장은 동아일보 기자출신으로 시니어 기자들은 그를 국회의장 대신 선배라고 호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 역시 그랬다)

“정치인이 국회의원 출마 안하면 무얼하지?”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까지 지내신 분이 출마하는 건 적절치 않은 듯합니다. 후진에게 길을 터주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래도 그렇지.”

“물론 선택은 김 선배께서 하시겠지만, 출마하신다면 저는 별로 그동안 존경하는 선배 한분을 잃는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이날 모임이 끝날 즈음 김 전 의장이 일어나 좌중에게 말했다.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 전 의장은 불출마 후 터키에 여러 달 머물며 자료수집과 고증 등을 통해 역작 <술탄과 황제>를 냈다. 역사소설인 <술탄과 황제>는 초베스트셀러가 됐고, 김 전 의장은 전국을 순회하며 강연과 토크쇼에 초대받았다.

김 전 의장은 필자에게 “출마 안 하는 덕택에 책도 쓰고 전국 다니면서 많은 분들 만나 강연도 하고 참 보람있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19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내년 6월30일 이후 정의화 국회의장의 행보가 궁금하고 기대된다. 아마도 북한의료봉사에 첫발을 내딛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 가운데 한 분이 고 장기려 박사이기 때문이다.

이참에 한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국회의장, 헌법재판소장, 대법원장, 검찰총장, 경찰총장, 각군 참모총장, 합참의장, 서울대총장 등 권위를 수반하여 존경받는 자리의 수장에까지 오른 분들은 교수나 연구직 같은 봉사활동에 가까운 자리 이외엔 선출직 또는 또다른 임명직에 옮기는 데 신중하게 처신했으면 좋겠다. 혹시 대통령직에 대한 도전이라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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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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