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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이중고’ 파키스탄, 중앙정부-지방정부 갈등도 격화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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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나시르 아이자즈 파키스탄 신드쿠리에 편집장] 파키스탄이 건국 이래 가장 위태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주변국과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경제 침체 심화, 정치적 불안정이 겹치면서 벼랑 끝에 서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복합적인 위기의 중심에는 국정 운영 실패와 연방정부의 권한 남용, 여러 주들 사이의 깊은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파키스탄은 지난 수개월 간 신드 주 행정구역 개편부터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주 정부 해체까지 국가 곳곳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파키스탄은 긴급하고도 민주적인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파키스탄이 직면한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난이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막대한 대외채무 상환 부담, 제한적인 재정 여력으로 인한 고통을 국민들이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다. 자본 유출과 외환보유액 감소, 높은 에너지 비용이 국가의 산업을 마비시키는 악순환 속에서 경제 회복은 요원하다.

이러한 경제난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악화된 외교 환경이다.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겪으면서 역내 무역과 안보 협력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도부는 대외적 취약성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적 단결을 도모하기보다는, 국내 정치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양상이다. 그 결과 구조적인 경제 문제와 외교적 난항이 국정 운영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

신드 주 행정구역 개편 논란, 지역 정체성·자치권 침해 우려

내부적으로는 행정구역 개편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면서, 국가통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주에서 새로운 주를 분리·신설하자는 제안, 특히 신드 주의 지리적·정치적 통합성을 겨냥한 움직임은 극심한 불안과 대중적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신드 주 지역의 정체성과 행정 자치권은 역사·문화 유산과 깊이 연결돼 있다. 신드주의 정치 세력과 시민사회는 중앙정부의 분할 구상이 주의 권리를 침해하고 지역의 정치적 대표성을 약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주 단위의 구조 개혁은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명령이 아닌, 폭넓은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앙정부는 신드 주 핵심 해안 자원을 통제하려는 듯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데, 이로 인해 촉발된 시위는 연방 정부와 신드 주 사이의 불신을 더욱 증폭시켰다.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주 비상사태 선포, 선출 정부 사실상 마비

파키스탄 남부 지역의 긴장이 주의 자치권을 둘러싼 균열이라면, 북서부의 상황은 현행 헌정 체제를 임계점까지 몰아붙였다.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주는 수감 중인 임란 칸 전 총리의 정당이 집권한 곳으로, 오랜 기간 연방정부와 대립해 왔다.

이러한 대결구도는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주 정부가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향한 대규모 행진에 나서면서 극적으로 고조됐다. 이에 연방 당국은 수도를 사실상 전면 봉쇄하는 강경책을 꺼내들었다. 역사적 유산이 담긴 아톡 다리를 비롯한 주요 진입로에 화물 컨테이너와 철조망이 설치되면서, 지역 간 이동이 차단된 것이다.

정치적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파키스탄 중앙정부는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에 비상사태와 주지사 통치를 선포하고, 임란 칸 전 총리의 정당이 이끌던 주 정부의 권한을 정지시켰다. 헌법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의회 민주주의와 연방주의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비판했다. 선거를 통해 구성된 주 정부의 기능을 정지하는 것은 주민들의 소외감을 심화시키고 주 내부의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률가들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의회 민주주의와 연방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주민들이 선출한 주 정부를 해산시킨 것은 주민들의 우려를 불러올 것이며, 지역 간 불화를 조장하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격변의 기저에는 파키스탄 군부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깔려 있다. 여러 위기들이 중첩될수록, 여론의 시선은 배후에서 움직이는 권력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비평가들과 야권은 정부의 행정단위 재편과 강경 조치의 배후에 군부의 개입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군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헌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만 활동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군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공작이 이뤄지는 현실 세계에선 체제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행정부의 강경 조치와 사법부의 판단이 야권을 억압하기 위해 작동할 경우, 국민들은 국가기관의 중립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파키스탄의 위기는 일시적인 분쟁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국가의 연방제에 기반한 의회민주주의가 구조적인 시험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야권 탄압, 합의 없는 행정구역 개편, 선출된 지방정부의 배제 등으로 대표되는 대립 구도는 파키스탄 연방을 더욱 흔들 것이다.

아시아엔 영어판: Pakistan Plunges into Multidimensional Political and Economic Crisis – THE As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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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르 아이자즈(Nasir Aijaz)

파키스탄, 아시아엔 파키스탄 지사장, PPI(Pakistan Press International)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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