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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정세 브리핑] 시진핑 방미 앞둔 중국, 희토류·대만·금융 ‘세 개의 지렛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9월 1일 이집트 국빈방문을 위해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있다. 중국은 이집트·인도에 이어 미국으로 향하는 정상외교를 통해 대외 협상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미 희토류 일부 선적 중단…대만 주변 군용기 21대·해군함정 10척·공무선 5척
홍콩 화타이증권 압수수색·사모펀드 규제 강화…이집트→인도→미국 정상외교 이어져

이 글은 대륙전략연구소(KIASS)의 2026년 9월 7일 「일일 중국 브리프」를 토대로 중국과 대만 당국 및 주요 매체의 최근 보도를 다시 확인해 동북아 정세의 흐름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원자료 가운데 발표 시점이나 수치가 다른 내용은 최신 확인 자료에 맞춰 바로잡았다. <편집자주>

9월 첫째 주 중국을 둘러싼 움직임은 세 갈래에서 동시에 빨라지고 있다. 미국을 향해서는 희토류와 통상이라는 자원·경제 지렛대를 쥐고 있고, 대만 주변에서는 군용기와 함정·공무선을 동원한 회색지대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사모펀드와 역외 증권거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며 금융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

이 세 흐름 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외교가 겹친다. 이집트를 다녀온 시 주석은 이달 중 인도 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어 24일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중국의 9월 외교·경제·안보 행보가 결국 미중 정상회담을 향해 모이는 형국이다.

희토류 다시 전면에…방미 앞둔 중국의 ‘자원 지렛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장 먼저 부각된 것은 희토류다. 일부 중국 희토류 공급업체들이 최근 미국에 대한 선적을 중단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 공급망 관련 단체를 제재한 뒤 기업들이 대미 거래 과정에서 제재 위험을 우려하면서 나타난 움직임이다. 이트륨, 텅스텐 등 방산·항공우주·반도체·의료 분야에 쓰이는 핵심 소재의 공급도 여전히 빠듯하다.

이는 단순한 광물 수출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공급망에서 채굴보다 가공·정제 단계에 특히 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 업체들의 수출 지연이나 허가 절차 변화만으로도 미국과 일본, 유럽의 첨단 제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이 희토류를 직접 ‘협상 카드’라고 밝힌 것은 아니지만 시점은 주목할 만하다. 시진핑 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공급 이행 문제를 주요 통상 현안으로 다루고 있다. 미국 측은 농산물과 비관세 장벽 등의 문제에서도 중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희토류는 이제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관세, 첨단기술, 공급망을 한데 묶는 미중 협상의 전략 변수다.

대만 주변 ‘공중+해상’ 압박…회색지대 활동 일상화

대만해협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9월 5일 오전 6시부터 6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군용기 21대와 해군 함정 10척, 공무선 5척이 탐지됐다. 군용기 가운데 13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중부·서남부·동부 방공식별구역에서 활동했다. 대만군은 항공기와 함정, 해안 배치 미사일 체계를 투입해 감시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탐지된 중국 군용기는 2대에 불과했다. 하루 사이 활동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점은 중국의 대만 압박이 일정한 수준으로 고정돼 있다기보다 필요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며 반복되는 형태라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 해군뿐 아니라 해경과 각종 공무선이 함께 움직이는 것도 특징이다. 군사적 충돌의 문턱 아래에서 상대의 대응능력을 시험하는 ‘회색지대 활동’이 상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을 대만해협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중국 해군의 원해 활동과 남태평양 진출이 확대되면서 태평양 도서국에서도 중국의 군사적 존재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확대가 주변국에 억지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중국과 가까운 국가들까지 불안하게 만드는 ‘안보의 역설’이 나타나는 셈이다.

홍콩 화타이 압수수색…중국 금융시장에 ‘감독의 계절’

중국 내부에서는 금융시장에 대한 감독이 눈에 띄게 강화되고 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8월 화타이금융홀딩스 홍콩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직원들을 조사했다. 미국 주식 옵션을 이용한 내부자거래 의혹과 관련한 조사다. 중국 당국이 푸투와 UP핀테크 등 국경 간 온라인 증권거래 업체에 대한 단속에 나서기 직전 이뤄진 의심 거래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본토에서도 규제 강화가 이어졌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9월 4일 사모투자펀드 모집 감독관리 규정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핵심은 적격 투자자 기준과 자금모집 절차를 엄격히 하고 투자자 보호와 준법 의무를 강화하는 것이다.

두 움직임은 서로 다른 시장에서 벌어졌지만 방향은 같다. 중국이 증시와 첨단기술 기업에 자금을 끌어들이면서도 과도한 투기와 역외 자본 이동, 내부자거래 등 금융 불안을 동시에 통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시장을 키우되 통제권은 놓지 않는다’는 중국식 자본시장 운용이 다시 선명해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국유은행과 보험사의 자본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재정부가 조율하는 국유 금융기관 자본 보강 규모는 약 540억달러에 이른다. 저금리와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금융권의 손실 흡수 능력을 높이려는 조치다. 시장 규율 강화와 금융기관 자본 보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첨단산업은 뛰고 부동산은 주춤…더 선명해진 ‘K자형 중국경제’

중국 경제의 내부 온도 차도 커지고 있다. 8월 중국 전체 경제투입에서 신경제 산업이 차지한 비중은 35%로 전월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노동과 자본 투입이 모두 늘었다. IT와 첨단제조, 기술집약 산업이 중국 성장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난다. 2026년 상반기 AI 기반 신약개발 관련 채용공고는 전년 동기보다 84%, 스마트 의료기기 관련 공고는 113.1% 늘었다. 단순히 ‘2배 증가’라고 뭉뚱그리기보다 분야별 차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AI와 바이오·의료기기가 결합하면서 중국의 첨단산업 고용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반면 부동산에서는 긴장이 계속된다. 중국이 선분양과 주택금융 규정을 손질한 뒤 베이징의 토지 경매에서도 개발업체들의 신중한 태도가 확인됐다. 한 부지는 174차례 경쟁 끝에 낙찰됐지만 다른 부지는 등록업체 대부분이 입찰에 나오지 않아 경매가 중단됐다. 새 규정이 건설사의 자금 회수 시기를 늦추면서 사업성과 현금흐름을 다시 계산하게 만든 것이다.

첨단산업과 바이오는 사람과 돈을 빨아들이는 반면 부동산과 일부 전통산업은 부채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다. 중국 경제를 하나의 성장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이 강조하는 ‘질적 성장’ 이면에는 산업별 격차가 확대되는 K자형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카이로에서 뉴델리, 다시 워싱턴으로…시진핑의 ‘외교의 9월’

시진핑 주석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시 주석은 9월 초 이집트를 국빈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회담하고 일대일로, 인공지능, 경제·무역, 산업·공급망 등의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양국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한층 심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주목할 것은 팔레스타인과 중동 안보 문제다. 시 주석은 이집트와의 회담에서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과 장기적 경제발전을 함께 강조하고, 중동 국가들이 보다 주도적으로 지역 안보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중국이 중동에서 투자와 무역의 파트너를 넘어 정치·안보 의제를 제시하는 행위자로 나서려는 모습이다.

다음 무대는 인도다. 시 주석은 9월 12~13일을 중심으로 열리는 BRICS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사되면 7년 만의 인도 방문이다. 2020년 국경 충돌 이후 얼어붙었던 중·인 관계가 정상외교를 통해 관리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그리고 24일에는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중국은 시 주석의 방미 때 대규모 기업인 대표단을 동행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농업과 비관세장벽, 희토류, 첨단기술에 더해 AI 안전 문제도 정상회담 전 주요 협상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카이로에서 중동을 이야기하고, 뉴델리에서 글로벌사우스와 BRICS를 다진 뒤 워싱턴에서 미국과 협상하는 동선이다. 시진핑 외교가 다자외교와 글로벌사우스 네트워크를 먼저 강화한 뒤 미중 협상에 들어가는 구조라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이 봐야 할 것은 ‘하나로 묶이는 힘’

9월 7일 현재 중국의 움직임을 따로 보면 서로 다른 뉴스처럼 보인다. 대만 주변에 군용기가 뜨고, 희토류 공급에 제동이 걸리고, 홍콩 증권사가 압수수색을 당하며, 중국 바이오기업의 AI 인력 채용이 늘고, 시진핑은 카이로와 뉴델리·워싱턴을 잇는다.

그러나 이 흐름은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된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군사력과 핵심자원, 거대한 시장과 외교 네트워크를 협상력으로 만들고 있으며, 대내적으로는 첨단산업에 자원을 집중하면서 금융과 부동산의 위험을 억제하려 한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앞으로 2~3주는 중국의 전략을 읽는 중요한 시간이다. 희토류 공급이 실제로 정상화되는지, 미국과 중국이 AI와 통상에서 어떤 합의를 만드는지, BRICS에서 중·인 관계가 얼마나 복원되는지, 대만 주변 군사 활동의 강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한국에도 직접 연결되는 사안들이다. 중국의 희토류 정책은 반도체·전기차·배터리와 방산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대만해협의 긴장은 한국의 해상교통로와 안보에 직결된다. 중국의 AI·바이오 산업 확대는 한국 기업과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며, 미중 정상회담 결과는 한국의 대중·대미 경제전략의 공간을 다시 규정할 수 있다.

지금 중국을 읽는 핵심은 군사와 경제, 외교를 따로 보는 데 있지 않다. 희토류 한 조각과 대만해협의 함정 한 척, 홍콩 금융시장의 조사 한 건, 시진핑의 해외 정상외교가 어떻게 하나의 국가전략 안에서 연결되는지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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