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대 여론에 제4원전 건설 중단키로

도심에서 연일 대규모 반대 집회 개최

대만에서 원전 추가 가동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집권 여당이 완공을 앞둔 제4원전의 건설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27일 집권 국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4원전의 1천350㎹급 제1원자로를 봉쇄하는 동시에 제2원자로 건설을 즉각 중단하기로 했다고 당 대변인이 전했다.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제1원자로 추가 건설은 없을 것”이라면서 “제2원자로 건설도 중단될 것이며, 앞으로 상업 가동 여부는 국민투표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정은 최근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들어 제4원전 건설 중단과 원자력 의존 발전 정책 수정 등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1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국반핵행동은 이날 오후 타이베이 도심의 중앙 철도역 앞 도로에서 원전 추가 가동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凱達格蘭)대로를 출발, 도심 거리행진을 벌인 뒤 타이베이 철도역 앞 도로에 집결했다. 주최 측은 이날 5만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평화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 시민·사회단체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28주년을 맞은 지난 26일에도 총통부 앞 도로에서 3만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반핵 집회를 열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밤샘 토론회 등을 개최했다.

이번 원전 갈등 사태는 반핵 운동가인 린이슝(林義雄) 민진당 전 주석(당 대표)이 지난 22일부터 제4 원전 건설 중단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만 여야는 97.5%의 공정률을 보이는 제4 원전 가동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제1 야당인 민진당은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국민투표를 통한 원전 추가 가동 백지화를 주장한 반면 집권 국민당은 원전 계획이 백지화되면 심각한 전력난이 발생할 것이라며 맞서왔다.

마 총통과 민진당 쑤전창(蘇貞昌) 주석이 지난 25일 만나 이례적으로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끝장 토론’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여야는 국민투표를 거쳐 제4 원전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는 의견일치를 봤지만, 투표 방식 등에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집회가 잇따르면서 고무탄 총기를 휴대한 헌병이 보강 배치되는 등 총통부와 주요 정부 청사 경계가 대폭 강화됐다.

대만은 현재 전체 에너지의 19%를 원자력에, 77%를 화력발전 등에 의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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