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선 ‘성공’ 환호도 잠깐?

탈레반 공격재개 조짐…부정선거 논란 촉발 가능성

아프가니스탄 대선 투표율이 예상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전망된 데 대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암운이 몰려오고 있다.

대선 당일 조용했던 반군 탈레반이 공격을 재개하려는 조짐을 보이는데다 부정선거 논란이 촉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2001년 말 이래 집권해온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 후임을 뽑기 위한 대선이 지난 5일(현지시간) 실시된 뒤 투표율이 60%에 육박, 직전 대선의 2배에 달할 것이라는 아프간 선관위 발표가 나오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대선 ‘성공’을 반기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투표 종료 직후인 지난 5일 밤 아프간 북부 쿤두즈주(州)에서 탈레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일어남으로써 급속히 잦아드는 형국이다.

쿤두즈 지역 투표소 4곳의 투표함을 운반하던 자동차가 노변에 매설된 급조폭발물(IED) 공격을 받아 선거요원 2명 등 3명이 목숨을 잃었고 투표용지도 모두 소실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표 당일 아프간 당국의 철저한 대응태세로 힘을 쓰지 못한 탈레반이 투표 종료 후 첫 공격을 함으로써 공격 재개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아프간 당국은 투표 당일 40만명의 군경을 투표소 등지에 배치하고 탈레반 은신지역인 파키스탄 접경지역과 통하는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등 갖은 조치를 취했다. 여기에다 부정선거 논란이 촉발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아프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부정선거 이의신청 건수가 1천300건에 달했으며 건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언론이 7일 밝혔다.

특히 유력 후보 3인에 속하는 잘마이 라술과 압둘라 압둘라는 선관위에 이의신청을 하고 부정선거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잠정 집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아슈라프 가니 후보는 트위터에서 “일부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심각한 부정선거는 선관위가 조사할 것”이라고 말해 다소 다른 뉘앙스를 풍겼다.

일각에선 선관위가 부정선거 조사를 진행하면서 후보간 다툼이 발생하고 후보들이 다음달 14일 발표될 최종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혼란이 생기고 이 틈을 탄 탈레반 공격은 더욱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01년 말 미국 침공으로 5년 만에 권좌에서 밀려난 탈레반은 이번 대선을 미국에 의한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도부가 파키스탄에 은신 중인 탈레반은 아프간 남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준동하고 있으며 대원 규모는 최대 3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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