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살아 숨 쉬는 ‘고대유적’의 향연
[Country in Focus]?이맘 광장부터 페르세폴리스까지
이란은 페르시아 제국 시절 인도, 불가리아 남부, 이집트를 아우르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막강 대국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멸망한 뒤 세계사 무대에서 퇴장했지만 수많은 왕조를 거치며 이어간 독특한 문화는 유적 속에서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만 16곳에 이른다.
1.카펫 본산지 테헤란 바자르
수도 테헤란은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대 유적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셀주크 왕조 때 부락이 형성된 뒤 1789년 카자 왕조가 수도로 정했다. 19세기 말까지는 인구 20만 소도시였으나 팔레비(Pahlavi) 왕조 이후 급격히 팽창해 현재 인구 1200만 명이 넘는 국제도시로 변모했다. 주요 볼거리로 사아드 압바드(Saad Abad) 궁전과 니야바란(Niyavaran) 궁전 등이 있다. 사아드 압바드 궁전은 1930년 레자(Reza)왕이 8년에 걸쳐 건립했고 니야바란 궁전은 팔레비 시대 대표적 궁전이다. 역사박물관도 볼 만하다. 고대~근세 토기, 석조·금속 조형물, 이슬람 장식물 등 전시돼 있다. 카펫박물관에는 이란산 카펫이 시대·지역별로 전시돼 있어 페르시아 카펫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테헤란 바자르(Bazar)는 중동 최대 시장 중 하나. 10km가 넘는 미로로 구성됐으며 카펫, 귀금속을 비롯한 각종 상품이 거래된다.
2.이스파한의 거대공간 이맘 광장
이스파한은 셀주크 왕조 때 수도로서 16세기부터 인구 100만 명의 거대 도시였다. 프랑스 시인 레니에르는 도시의 모습에 놀라 “이곳이 바로 세계의 절반이구나”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이맘 호메이니 광장은 이스파한의 관광명소다. 가로 180m 세로 550m 광장은 이맘 모스크와 세이크 로트폴라 사원, 게이샤리에 바자르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포가든(Four Garden)도 놓치지 말아야할 볼거리. 포가든은 사파비즈 왕조의 정원으로 4개 정원 사이로 강을 향한 수로가 길게 이어져 있다. 욜파 교회(Jolfa Church)는 17세기 건립된 아르메니아인 교회로 세계에서 제일 작은 성경책, 성경구절을 도금한 머리카락 등 종교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3.조로아스터교 발생지 야즈드
야즈드는 이스파한 남동쪽으로 260㎞ 고원지대에 있다. 이스파한, 시라즈 등지에서 오는 대상의 집결지였다. 7세기 아랍이 이란을 정복한 뒤 조로아스터 교도들의 피난처가 됐다. 조로아스터교는 시신을 새 먹이로 바치는 조장(鳥葬) 풍습을 갖고 있었다. ‘침묵의 탑’이 그 시설이다. 언덕 위 두 탑 중 하나는 남성, 하나는 여자를 위한 것이었다. 마을에는 자매 사원이 있다. 타일로 장식된 정문과 웅장한 첨탑은 15세기 비문이 새겨져 있다. 이 밖에 알렉산더의 감옥 등 유적을 둘러볼 수 있다.
4.시라즈 고대유적지 페르세폴리스
와인 마니아라면 누구나 시라즈란 이름이 익숙할 것이다. 타닌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적포도 품종으로 이곳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기 때문이다. 시라즈는 하페즈, 사디, 몰라 사드라 등 유명한 문인·학자를 배출해 ‘지식의 전당’이라 불린다. 페르시아의 어원이 된 파르즈(Fars)주 중심지로서 18세기 잔드 왕조 수도였던 역사적인 도시다. 시라즈의 대표 유적지 페르세폴리스는 다리우스와 그 후계자들의 궁전이다. 이집트, 바빌로니아 등 BC 6세기 중근동 건축양식이 혼합된 유적으로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파괴돼 기둥, 벽면 등 일부만 남아 있으나 당시 페르시아 제국의 국력을 실감케 한다.
5.동서양 교역중심 마샤드
동북부 지방의 산업·경제 중심지다. 고대부터 동·서양 교역지로 발달했다. 이맘 레자가 순교한 이후 시아파 무슬림의 성지가 됐다. 화려한 사원들이 축조돼 이스파한, 시라즈에 이은 이란 3대 관광지로 꼽힌다. 이맘 레자 사원은 14세기에 중건된 사원으로 황금돔이 유명한데, 이슬람교도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