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건설·자원·금융’ 한국기업 진출 왕성
발하쉬 발전소, 아티라우 플랜트, 잠빌 광구 100억 달러 투자
석유·가스 등 광물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카자흐스탄은 수출, 외국인직접투자(FDI), 정부 세입 등 경제전반이 국제 원자재가격의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 에너지 편중 산업구조다. 2015년까지 세계 50대 경쟁력 국가 진입을 목표로 산업 다각화와 교육훈련 강화를 통해 사회·경제 각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외부요인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기금(National Fund, 오일 펀드)을 설립하고 에너지 분야 재정수입 일부를 적립해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중장기 카자흐스탄 경제 전망은 긍정적이다. 대규모 매장량을 가진 카샤간 유전이 올 6월 생산을 개시했고 장기적으로 생산능력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GDP의 25%, 재정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석유 수출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경제 다각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경기둔화는 카자흐스탄 제품 수요 하락을 의미하므로 중대한 위험요인이다. 취약한 은행 부문의 건전성을 개선하는 것도 카자흐스탄의 우선과제 중 하나다.
삼성물산·LG화학·코오롱 등 잰 발걸음
한국은 1992년 수교 이후 카자흐스탄과 활발한 경제협력을 진행해 왔다. 1997년 한국 외환위기로 양국간 교역량은 일시적으로 급감했으나, 2000년 이후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으로 다시 증가했다. 한국-카자흐스탄 교역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감소한 이후 경제가 안정화되면서 다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9년 4.7억 달러로 하락했던 양국 간 교역 규모는 2011년 11억 달러로 2배 이상 성장했다. 두 나라 경제력에 비춰 볼 때 앞으로 교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1991년부터 2011년까지 20년 간 한국은 카자흐스탄에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주로 건설·금융·에너지 분야다. 2006년 이후 카자흐스탄 건설경기가 활황을 이루면서 건설업 투자와 국제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광업부문 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2008년 국민은행의 BCC 은행 지분인수, 신한은행의 현지법인 설립 등과 같은 금융부문 투자도 증가했다. 최근에는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아티라우 석탄화학플랜트 건설, 잠빌 광구 개발사업 등 약 1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이다.
발하쉬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북서쪽으로 370㎞ 떨어진 발하쉬 호수 남서부 연안에 1320MW급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하는 사업이다. 한국전력과 삼성물산이 각각 35%씩 70%의 지분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아티라우 석유화학단지 건설 사업은 LG화학이 50% 지분을 갖고 참여한다. 카스피해 연안 아티라우 지역 텡기즈 유전에서 생산된 에탄가스를 이용해 2017년부터 폴리에틸렌 80만t과 폴리프로필렌 50만t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주주간 계약서와 금융협력양해각서 체결로 합자회사 설립 근거를 마련하고, 원활한 사업자금 조달 기반을 조성했다.
잠빌 광구는 카스피해 해상광구로 석유공사-SK이노베이션-LG상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작년 6월 잠빌 광구 시추를 위한 시추선을 건조 완료해 탐사시추 작업을 개시했다. 이밖에 코오롱은 2억5000만 달러 규모 CNG충전소 100기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코오롱은 우선 알마티 시내에 CNG충전소 5기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후 2015년까지 충전소 100개를 세울 계획이다.
카자흐스탄 경제는 외자 주도의 자원개발로 급성장 중이다. 2012년 1인당 GDP 1만3000달러 수준으로 CIS 국가들 중 러시아 다음으로 높다. 카자흐스탄의 경제발전을 지탱해 온 성장동력은 자원이다. 그 가운데 비철금속·석유·우라늄·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하고 개발 전망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는 서방을 중심으로 한 외국계 기업과 국영기업을 통해 자원 개발이 이뤄졌지만, 최근 석유·우라늄·희토류를 대상으로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연계 시장으로 봐야
한국에서는 카자흐스탄의 자원개발 투자가 유망하지만 수송비용이 문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희토류 등 희소자원이 한국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카자흐스탄은 1인당 GDP가 높은 수준이지만 인구(약 1700만 명)가 적어 시장규모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단일시장으로 접근하기보다 러시아와의 관세동맹을 고려해 러시아와 연결 통합된 시장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카자흐스탄은 문화적으로 아시아보다 러시아나 유럽에 가까운 나라다. 자원개발 등 일부 협력분야를 제외하면 현재 한국기업의 투자 우선순위에서 뒤처질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진출 교두보라는 점에서는 유망한 투자처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