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코드’와 ‘에티켓 코드’
가끔 외국 사람들이 초대하는 파티나 모임의 초청 받는 경우가 있다. 초청장에 드레스 코드(Dress Code)라는 항목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초청 받은 사람이 행사의 분위기와 격에 맞는 적절한 옷차림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정보를 주는 합리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정장, 중간 정장, 중간 캐주얼, 캐주얼 혹은 특별한 테마에 따른 복장에 대해 미리 언급을 해 줌으로써, 참석자가 옷차림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고 미리 파티의 성격과 분위기를 파악하여 그에 따른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만약 어떤 모임에 처음 초대 되었을 때 어떠한 종류의 복장을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주최 측에 드레스 코드를 문의해도 실례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초청된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종류의 복장을 함으로써 본인과 주위 사람들이 함께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는 서로를 위해 그 분위기에 알맞은 복장의 배려는 물론 대화나 몸가짐에도 예의를 갖추려는 생활 에티켓이 보편화 되어 있다.
특히 해외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은 예의, 에티켓, 매너에 많은 비중을 두고 철저하게 자녀들에게 교육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글로벌시대에 여러 나라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 이제 우리 자녀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이러한 부분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내 가정에 손님이 방문했을 때 자녀가 깍듯하게 인사하도록 예의 바른 행동을 하도록 가르치지만, 자녀들을 공공장소에 데리고 갈 때는 그곳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어떤 행동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듯하다. 심지어는 어린 자녀들이 공공장소에서 뛰어다니며 소리치고 놀아도 마치 다른 사람들이 어린이들의 그런 행동을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하는 듯 아무런 제제를 가하지 않는 부모들도 종종 눈에 띈다.
이렇듯 남을 배려하지 않는 에티켓의 불감증에서 시작된 경우 없는 행동들은 오늘날 흔히 해외 관광지에 붙어있는 유쾌하지 않은 각종 한글 문구들을 발견하게 한다. 관광버스 안에서 “음식물을 먹지 마세요” 관광지의 벽에 “낙서를 하지 마세요” 공연장에는 “허락 없이 촬영하지 마세요” 온천 혹은 수영장 주변에 “가래침을 뱉지 마세요” 수영장의 샤워실에 “때를 밀지 마세요”
이런 경고 문구들이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예를 들어 자녀와 함께 외출하기 전에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 코드(Etiquette Code, 필자가 만든 신조어)를 먼저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장소에서 삼가 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고 잘 지켜졌을 때 칭찬을 해 주거나 어떠한 보상을 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모임에 어린 자녀를 동반해야 할 상황일 때는 동반이 수용되는 적합한 장소인지 또 적절한 시간(아이가 취침을 해야 할 시간)인지를 먼저 신중히 고려하고 주최 측에 문의해야 한다. 꼭 데리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자녀가 스스로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물품이나 장난감 혹은 책등을 가져가 남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미리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아이를 데려 가기에 적합한 모임이 아니라면 미리 이웃집에 부탁을 하거나 베이비 시터를 찾아 놓는다.
에티켓은 남들의 눈치와 부모의 체면 때문에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려야 할 권리를 타인에 의해서 방해 받지 않고 온전히 존중 받고 싶은 것처럼, 우리 역시 타인들에게 그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 주고 인정해 주는 태도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마인드는 결국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존경과 대접을 받는 당당한 한국인으로써의 확고한 자존감을 가지게 하는 기초가 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녀에게도 존경을 받는 부모가 되는 방법이기도하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먼저 대접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자녀들이 때와 장소에 맞는 적절한 에티켓 코드를 파악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해 주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Tips>
1. 초청 받았을 때 모임의 성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경우
(어떠한 손님들이 오는 행사인지, 어떤 목적과 프로그램으로 운영이 되는지 주최 측에 먼저 알아본다)
2. 초청 받았을 때 무조건 어린아이를 데려갈 것이 아니라 먼저 주최 측에 문의해 본다.
(차일드 케어가 준비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어린이를 환영하지 않는 모임도 있다)
3. 평소부터 아이들에게 에티켓의 개념에 대해서 교육한다.
한국과 외국에서 공용되는 에티켓과 문화에 따른 각 나라의 에티켓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지에 대해서 비교설명을 해준다)
4. 장소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에티켓을 구분지어 교육한다.
(예: 박물관이나 미술관 식당 상점 은행 도서관 공항 등 공공장소에서 주의해야 할 행동, 손님으로 초대 되었을 때와 손님을 초대 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의 차이. 성별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해야 할 질문과 하지 말아야 할 질문들, 화제로 삼아야 할 것과 삼지 말아야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