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내년 중 새로운 州 탄생할 듯

여당, 안드라 프라데시州서 ‘텔랑가나’주 분리 결의

현재 28개주(州)로 구성된 인도가 내년 중 29개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여당인 국민회의당 주도의 정당연합체인 ‘통일진보연합'(UPA)이 30일(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남부 안드라 프라데시주에서 ‘텔랑가나’ 지역을 분리시켜 별도 주로 탄생시키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인도 언론이 31일 전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는 법안을 마련해 곧 의회에 넘길 전망이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대통령을 거쳐 안드라 프라데시 주의회 승인을 받은 뒤 시행된다.

텔랑가나주가 분리될 경우 기존 안드라 프라데시주의 23개 구역(district.읍 규모) 가운데 10개 구역이 텔랑가나에 편입되고 인구는 4천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안드라 프라데시의 주도 하이데라바드는 최초 10년간 안드라 프라데시와 텔랑가나의 공동 주도가 된다. 이 기간에 안드라 프라데시는 별도 주도를 건설해야 한다. 이후 하이데라바드는 텔랑가나의 단독 주도가 된다.

텔랑가나주 탄생은 인도가 1947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뒤 지역어를 기준으로 특정 주에서 특정 지역을 분리하는 첫 사례가 된다.

안드라 프라데시에선 텔루구어가 주요 공용어며 우르두어도 공용어로 쓰인다. 인도의 12억 인구중 40% 이상이 사용하는 힌디어, 마라티어, 타밀어, 칸나다어, 오리야어도 소수 언어로 사용된다.

인도가 독립 직후 주경계 문제를 논의하던 1950년대 초 텔랑가나 지역은 당시 마드라스주에 속해 있었다. 이때 텔랑가나의 한 정치지도자가 텔랑가나 지역 분리를 위한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사망했다.

이를 계기로 강력한 항의시위가 일어나자 자와하를랄 네루 당시 총리는 텔랑가나를 마드라스주에서 분리시켜야 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1956년 종교와 지역어를 중심으로 주경계를 획정하는 법을 시행하면서 텔랑가나 지역을 당시 하이데라바드주에 병합해 현재의 안드라 프라데시주를 탄생시켰다.

이후 텔랑가나 지역민들은 안드라 프라데시주에서 분리투쟁을 벌여와 많은 사상자를 냈다.

텔랑가나 지역민들은 그동안 수자원 및 예산 배정, 일자리 분배 등에서 차별을 받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결국 인도 정부는 2009년 12월 텔랑가나주 구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차일피일 약속이행을 미뤄왔다.

이번에 UPA가 텔랑가나주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다분히 내년 5월 총선을 고려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회의당의 한 관계자는 “텔랑가나 지역민들은 정서적으로 이미 분리돼 있어 분리하는 것만이 내년 총선에서 당을 살릴 수 있다”며 정치적 고려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텔랑가나 지역에선 대학생들이 축하 케이크를 자르는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안드라 프라데시에선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도 여전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민회의당이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인도국민당(BJP)에 여론조사 등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을 내려 정치적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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