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사고, 中 시민 추모 이어져
숨진 여고생 촛불 추모…부모 “딸 얼굴 보고싶다” 미국行
“예멍위안(葉夢圓)·왕린자(王琳佳), 집으로 돌아오렴. 어서 빨리 돌아오렴!”
8일 저녁 중국 저장(浙江)성 장산(江山)시내 쉬장(須江)공원에서 수백명의 시민들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로 숨진 중국인 여고생 2명을 애도하고 명복을 비는 행사를 가졌다.
38도 안팎의 무더위 속에서도 시민들은 공원에 모여 청운의 꿈을 못다 펼친 채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두 소녀를 추모했다.
공원 바닥에는 커다란 하트 모양과 두 여고생 이름의 영문 이니셜이 촛불로 새겨졌다.
숨진 두 여고생의 모교인 장산중고교 학생들이 대부분인 참가자들은 엄숙한 표정으로 희생자에 대한 얘기를 나눴고 여기저기서 흐느끼며 우는 소리도 들렸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9일 전했다.
참가자들은 10여 분 동안 “예멍위안·왕린자, 집으로 돌아오렴. 어서 빨리 돌아오렴!”이라고 외치면서 눈물을 흘리고 고인들을 영원히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들은 두 여학생의 명복을 비는 글을 써 넣은 분홍색 콩밍덩(孔明燈:더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원리를 이용해 만든 종이등으로 밑 부분에 불을 붙이면 열기구처럼 공중으로 날아감)을 하늘 높이 날리기도 했다.
숨진 두 여고생의 초등학교 시절 담임을 맡았던 쉬(徐) 교사도 공원에 나와 “둘은 매우 우수한 학생이어서 앞으로 원대한 꿈을 펼칠 수 있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추모 행사에 생화가 아닌 조화 백합 꽃다발을 들고 나온 그는 “주변 상점에 꽃들이 모두 팔려 하는 수 없이 조화로 대신 사왔다”며 고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 두 여고생의 부모들은 “마지막으로 딸의 얼굴을 보고 싶다”면서 부상이 심한 다른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전날 중국을 출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도 이들 두 소녀의 친구들이나 비슷한 또래 학생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글들을 계속 올리면서 추모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에 동감하는 댓글과 촛불 모양의 이모티콘을 달아 추모의 뜻을 표하고 있다.
한편 중국 인터넷에서는 숨진 두 여고생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이 안전띠를 매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한승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