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절대권한 헌법 무효화…국민투표는 추진
이집트 야권은 9일(현지시간) 논란 많은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반대하는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투표가 1주일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투표 거부 운동을 할지는 말을 아꼈다.
야권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거부하며 국민투표를 취소하라고 모함메드 모르시 대통령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로 모르시 대통령 지지자들과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와의 유혈사태 충돌이 벌어지는 등 이집트의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모르시 대통령이 이날 군에 국민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가기관을 방어하라고 명령해 이집트 정부가 국민투표 실시에 민감하게 대응했다. 관보로 발표된 이 대통령령은 10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이집트군 당국은 경찰과 함께 치안을 유지하고 민간인을 체포할 수 있다.
모르시 대통령은 국민투표를 일정대로 치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신 그는 야권에 양보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발표했던 대통령에게 거의 절대 권력에 가까운 권한을 부여하는 헌법선언문을 무효로 했다.
이 헌법선언문으로 시위가 촉발됐다. 야권은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에 모르시 대통령 지지자들도 맞불 시위를 벌이며 반대 시위대와 충돌해 최소 6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유혈 충돌 중 무슬림형제단의 일부 사무실도 파손되고 불에 탔다.
야권 단체인 구국전선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투표를 강행하면 더 많은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오는 11일 대규모 반대 시위를 하자”고 밝혔다.
구국전선은 “모르시 대통령과 그 정권은 정국을 유혈 충돌로 이끄는 도박을 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무슬림형제단도 현지 TV 방송사 미스르 25 TV에서 “이슬람 단체들도 11일 헌법 초안을 지지하는 맞불 시위를 열자”고 발표해 긴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