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디자인·자동차’에서 ‘융합’까지

북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국민대학교 전경 <사진=국민대학교>

남덕우·조용기·손석희·이효리?동문 등 수 많은 명사 배출

국민대학교(총장 유지수)는 디자인, 자동차, 건축이 강한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대학 최초로 학과명에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도입했을 정도로 대한민국 디자인 분야의 메카로 손꼽힌다. 자동차공학 분야는 정부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으며 ‘글로벌 TOP 10’ 학과로 성장하고 있다.

국민대는 이처럼 특화된 전공의 브랜드파워를 키워 학교를 성장시키는 대표적인 대학이다. 최근에는 발효융합학과를 개설하고 2013년부터는 통계학과 분석학·빅데이터를 융합한 ‘경영분석 통계전공’을 신설한다. 새 성장동력으로 ‘융합’을 선택한 것.

유지수 총장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도 필요하다”며 “국민대의 이미지인 ‘신뢰와 도전’에 걸맞게 사회 흐름을 앞서 읽고 빠르게 교육현장에 대입해 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인재를 양성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대학교 성곡도서관

매년 1만명 장학금 305억원 지원

국민대는 해공(海公) 신익희 선생 등 상해 임시정부 인사들이 해방 직후 귀국해 1946년 국가재건을 위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세웠다. 해공 선생은 ‘독서불망구국(讀書不忘救國.책을 읽되 나라의 운명을 잊지 말라)’을 건학 이념으로 내걸고 국민학원의 초대 학장에 취임했다.

이후 1959년 쌍용그룹의 창업자인 성곡(省谷) 김성곤 회장이 대학을 인수했다. 쌍용그룹의 지원을 받으면서 경영학부와 공학부를 신설하는 등 규모가 커졌다. 캠퍼스도 1971년엔 종로구 창성동에서 현재의 북악캠퍼스로 옮겼다. 1981년엔 종합대로 승격됐으며, 현재 2만3000여 명이 재학하고 있다. 이 중 1만 여 명의 재학생에게 305억여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동문 10만명 든든한 우군

현재까지 동문 수는 10만여 명. 과거엔 정·관계 쪽에 많은 동문이 진출했으나 최근 들어 디자인이나 연예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대 이전에 입학한 법학·정치·행정학과 출신들은 정계나 관계로 많이 진출했다. 정치학과 1기 졸업생인 남덕우 전 국무총리를 비롯, 문희갑 전 대구시장(법학)이 대표적이다. 장영달(행정), 배기선(정외), 서갑원(법학) 전 국회의원이나 이태복(법학)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국민대 출신이다. 종교계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조용기 목사는 법학을 전공했다.

쌍용그룹이 인수한 후 입학한 경제·경영학과 출신들은 경제계 진출이 활발했다. 박청일(경제학) 전 동양고속건설 대표, 고재일(경제학) 동일토건 대표, 홍사승(상학) 대한시멘트 회장 등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70년대 학번 중엔 방송인 손석희(국문)씨가 대표적 인물.

90년대 이후 학번 중엔 인기 연예인이 여럿 있다. 가수 이효리(연극영화)씨, 탤런트 엄태웅(연극영화), 이세창(시각디자인)씨를 비롯해 영화감독인 방은진(의상디자인)씨도 동문이다.

국민대 디자인도서관

안철수도 반한 자동차공학과?

국민대 자동차공학과는 국내 자동차 관련 학과 중 가장 앞서가는 학과로 인정받고 있다.?자동차 분야에서 최첨단 기술로 알려진 무인자동차 연구도 국내 대학 중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국민대 연구팀에서 만든 무인차량용 카메라센서는 플로리다 대학팀이 2007년 DPRPA 무인차량 경주대회 출전할 때 장착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안철수씨가 국민대를 방문해 현대차 베라크루즈를 기반으로 개조한 연구용 무인자동차를 시승한 후 “무인자동차는 융합기술의 대표 분야이고 융합기술은 혁신경제의 원동력”이라며 “우리 기술로 이런 차를 만든 게 대단하다”고 밝힌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다른 대학과 달리 단과대로 승격한 ‘건축대학’은 국내 최초로 설계 교육에 컴퓨터를 도입하며 국내외 각종 CAD 공모전에서 많은 상을 휩쓸었다. 취업률은 거의 100%에 가깝다. 졸업생의 70% 가량이 국내 메이저급 건축사무소에, 나머지는 대형 건설사를 택한다고 한다.

유지수 총장

디자인이 강한 대학답게 디자인도서관이 따로 마련돼 있다.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이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도서관으로 국민대 종합복지관 2층에 위치해 있다. 외관은 평범해 보이지만 그 내부는 각종 디자인 관련 간행물로 가득하다. 관련 서적만 5만6357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예술·건축·사진 등 관련 정기간행물이 215종에 달한다. 세계 각국에서 발행되는 패션 잡지도 거의 모두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재단의 과감한 투자로 강의, 생활환경 개선도 대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운동장에 인조잔디가 설치됐으며, 멀리플렉스 콘서트홀 리모델링, 1600명 수용가능한 기숙사가 들어섰다. 기숙사는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종합복지관, 조형관 등 강의동의 증축도 진행 중이다.

성실 열정 잠재력 갖춘 인재 선호

국민대의 인재상은 성실 열정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다. 유지수 총장은 “우수 학생을 모집하는 것 뿐 아니라 학생들이 학교의 든든한 지원과 투자로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인재로 성장하는 것 역시 국민대의 꿈”이라며 “수적으로 많은 졸업생을 기업에 취직시키는 것이 아니라 4년 대학 생활 동안 학생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고 원하는 분야의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더 높이 더 멀리 바라보고 다양한 길을 제시하는 든든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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