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센 총리 “ASEAN+3 시아누크 선왕께서 보셨어야”···회한의 눈물
캄보디아 아세안+3?폐막회견서…오바마는 시아누크 조문 안해
20일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된 아세안(ASEAN)+3 정상회담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캄보디아 일간 <캄보디아 뉴스(Cambodia News>는 20일 훈센 총리가 대회 마지막 날 기자회견에서 “얼마 전 서거한 고(故) 노로돔 시아누크 왕께서 캄보디아가 성공리에 개최한 이번 정상회담을 볼 수 없어 애석하다”면서 흐느껴 울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올해 90세가 된 노로돔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은 지난 10월15일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해, 전세계에서 캄보디아 국민들이 애도했다. 중국에서 특별기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으로 옮겨온 시아누크 왕의 시신은 2013년 2월 화장될 예정이다.
새로 즉위한 캄보디아 노로돔 시아모니 국왕과 아세안 10개국 총리 또는 대통령들은 정상회담 개막식 때 노로돔 시아누크 전 국왕의 서거에 대해 일제히 추모했고, 몇몇 정상들은 고인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왕궁을 직접 찾아 조문했다.
<캄보디아뉴스>는 그러나 “19일 프놈펜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 나흘 전 입국한 레온 파네타(Leon Panetta) 국방장관 등은 모두 조문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캄보디아는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이 1970년 3월18일 미 행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론놀 장군의 군사쿠데타로 국가 수반직에서 퇴위함에 따라 관계가 악화되는 등?악연이 있다.
반면 북한과 캄보디아는 고 노로돔 시아누크?국왕과 고 김일성?주석의 특별한 인연으로 오랜 기간 돈독한 수교관계를 유지해왔다. 1976년?시아누크 국왕이 크메르 루즈에게 쫓겨나 북한으로 망명했을 때 김일성 주석은 평양 장수원 궁전을 지어 시아누크 왕의 거처로 쓰게 할 정도로 양국 사이가 돈독하다.
<캄보디아뉴스>의 기자로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인 소팔 차이(Chhay Sophal, 사진)는 지난 14일치 칼럼에서 시아누크 전 국왕의 저작을 인용, “고인은 미 정보국 CIA에 의한 암살과 추방 기도 때문에 항상 슬픔과 학대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바마와 미국 지도자들이 조문한다면 미국이 고인에게 진 정치적 빚을 갚는 계기가 될 것이며, 양국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국가수반으로서의 공식 조문이 아닌 원로 지도자에 대한 개인적 차원의 조문이라 할지라도 시아누크 국왕의 정적들을 조문행렬에 가담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