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이 기사] ‘소녀상’의 진실, 일본정부도 느끼고 마음 움직여야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 1주년을 한 달쯤 앞두고 한겨레는 11월 8일자 14면 머리기사로 이 소녀상이 왜 ‘국민 동상’으로 사랑받고 있는지 분석한 내용을 올렸다.
이 신문은 맨발의 소녀상은 이미 겨울 옷차림이었다고 전한다. 소녀상은, 발가락 부분으로 땅을 딛고 있기 때문에 일반 양말을 신길 수 없는데도, 발등만 덮은 특별히 만든 양말이 3주 전부터 신겨 있었고, 누군가 손수 뜬 털모자를 씌우고 털목도리를 둘러줬으며, 무릎에는 담요가 덮여 있었다고 한다.
또 지난 설날에는 한복을 입고 조바위를 썼다고 했고, 장마철에는 경비를 서던 경찰관이 우산을 씌워주기도 했으며, 시민들이 소녀상에게 비옷을 입혀줬다며 비옷을 입은 소녀상 사진을 함께 싣기도 했다.
소녀상에 대한 사랑은 우리 시민뿐만이 아니었다. 소녀상을 응원하고 일본의 과거 잘못을 뉘우치는 뜻으로 일본인 여성들이 접어온 종이학 수천마리가 소녀상 옆 빈 의자에 함께 자리했다고도 한겨레는 알렸다.
이처럼 소녀상이 ‘국민 동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첫째 이유를 신문은 기존 동상들과 다른 탈권위에서 찾았다. 시민들이 소녀상을 우러러보지 않고 같은 땅에 발을 딛고 눈을 맞추며 사진도 찍고 만져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둘째 이유로는 일본대사관 앞이라는 장소를 들었다. 일본대사관 앞이라서 시민들의 마음에 호소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 특정 인물을 형상화하지 않아 기존 동상들이 가진 관제 방식에서 벗어난 점에서 시민들이 감동하게 되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그리고 소녀상이 세워진 덕분에 수요집회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에 배상과 사죄를 촉구하는 수준을 넘어서 피해 당사자만이 아닌 시민들과 일본인도 뜻을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됐고, 소녀상에 “목도리 하나라도 걸쳐주고 손이라도 잡으면서 나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참여의식을 갖는 것 같다”는 의견으로 마무리했다.
소녀상이 ‘국민 동상’으로 사랑을 차지하고, 일본인 여성들까지도 종이학을 접어서 그들의 사랑을 표시하게 된 다른 이유는 없을까? 있다면 뭘까?
소녀상이 한국 시민들은 물론 일본인들에게도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소녀상이 사람들에게 말하고 전하려는 뜻에 거짓이 섞여있지 않고 인간에 보편적으로 공통하는 것(일본의 과거 위안부 동원 잘못을 사죄·배상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어떤 것에든지 거기에 담긴 진실을 느끼고 마음이 움직이게 되면(감동하게 되면) 결국 사람들의 사랑은 따르기 마련이다. 만약 소녀상이 말하는 게 진실이 아니라면 더 이상 시민들의 사랑도, 일본인들의 동조 방문도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20년을 넘게 1047주째 이어져오고 있는 것도 할머니들이 주장하는 진실의 힘이고 그것에 마음이 움직여 응원하는 사람들의 사랑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4월에는 재미동포들의 성금으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과 똑같은 동상이 미국 뉴저지에도 세워져 이젠 ‘세계인의 동상’이 되고? 그 뜻이 미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질 전망이다.
소녀상과 할머니들이 말하는 진실의 힘이 더 커지고 더 널리 퍼지게, 어려운 곳엔 힘과 용기를 주고 어두운 곳엔 희망과 빛으로 작용하도록, 더 많은 시민들과 양심적인 일본인들의 뜻이 보태져, 그 진실이 극우 일본인들과 일본정부에도 전달되어 그들이 느끼고 마음을 움직이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