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번째 수요일> “우리가 된 것들···파괴되고, 추방되고, 홀로되고”

버자이너 모놀로그 배우 정영주, 이지아, 김여진(왼쪽부터). <사진=민경찬 기자>

14일 100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는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출연하고 있는 세 배우도 무대에 올랐다.

김여진, 이지아, 정영주. 이 세 배우들은 미국 극작가 ‘이브 엔슬러’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고 쓴 글을 무대 위에서 읊었다.

할머니들은 눈물을 흘렸고, 참석자들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다음은 ‘이브 엔슬러’의 글 중 일부.

“우리의 이야기들은 우리 머리속에서만 존재한다.
유린당한 우리의 몸 속에서는 전쟁의 시간과 텅빈 공간 안에서만
어떤 공식적인 기록도, 문서도, 자취도 없다.
오로지 양심뿐, 오직 그것뿐.”

“우리가 해야 했던 것들.
이름을 바꿔야 했고, 단추가 잘 열리는 자루 원피스를 입어야 했고,
하루에 50명의 군인을 상대해야 했고, 생리 때도 해야 했고,
너무 많은 남자와 해서 걸을 수 없어도 해야 했고,
다리를 뻗지도 몸을 굽히지도 못해도 해야 했다.”

“우리가 본 것들.
욕실에서 화학약품을 마신 소녀. 폭탄에 맞은 소녀. 벽에 머리를 박은 소녀.
익사돼 강물에 던져진 소녀. 영양실조에 걸린 소녀.”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들.
몸을 씻는 것. 돌아다니는 것. 의사에게 진찰받는 것. 콘돔을 쓰는 것.
도망가는 것. 아기를 지키는 것.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

“우리가 얻은 것들.
말라리아. 매독. 임질. 사산. 결핵. 심장병. 정신발작. 우울증.”

“우리가 먹은 것들.
밥, 된장국, 무절임. 밥, 된장국, 무절임. 밥. 밥. 밥.”

“우리가 된 것들.
파괴되고, 고름이 되고, 구멍이 되고, 피범벅이 되고,
고깃덩어리가 되고, 추방되고, 침묵당하고, 홀로 되고.”

“우리에게 남은 것들.
상처들. 남자에 대한 증오. 자식도 없고 집도 없고. 술주정뱅이. 죄의식과 수치심.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우리는 지금 74세, 81세, 93세.”

“우리가 원하는 것.
지금 당장 우리의 이야기가 사라지기 전에,
우리가 죽기 전에 말하라, 일본 정부여.
위안부 여성들에게 미안하다고, 나에게 말하라.
나에게, 나에게, 나에게!
말하라. 미안하다고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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