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의원 ” 제3세계 여자아이 위한 활동 적극 돕겠다”
아동 구호단체 플랜코리아와 함께 제3세계 여자아이들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해오던 ‘더 체인지(The Change)’ 고등학생들이 국회를 찾았다. 유엔이 올해 10월11일을 첫 ‘세계 여자아이의 날’로 선정한 것을 국회의원들에게 알리고 지지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더 체인지’ 캠페인 참여를 부탁하는 이메일에 가장 먼저 답변을 보내준 설훈 의원을 7월11일 만났다.
-더 체인지 활동에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세계 여자아이의 날’이나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들었다. 하지만 196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도 그런 사례가 많았다. 그때는 6·25 전쟁을 치르고 국민소득이 형편없었을 때니까 학교를 못 가는 여자아이들이 많았다.”
-제3세계 여자 아이들이 아직까지 차별받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개별 국가들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곳이 많다. 그 국가들이 자립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장은 힘들다. 여유가 있는 국가들에서 원조를 해줄 필요가 있다. 우리도 원조를 받던 나라였다. 다른 나라들도 우리처럼 독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의무다.”
-저개발 국가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우리 정부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우리나라도 일을 많이 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인력과 돈을 지원하고 있다. 그 활동을 좀 더 왕성하게 할 필요가 있다. 19대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해외 원조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 고등학생들이 제3세계 여자아이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학입시라는 굴레에 갇혀 노예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상황에서 제3세계 아이들에게까지 신경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대단하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면서 모든 생각과 행동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 하나에만 매달려 있지 않나. 그런 학생은 극소수일 것 같다. 대견스럽다.”
-우리나라 입시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봉사활동도 중요 입시기준이 돼야 한다. 그래야 인성개발도 되고, 기본적으로 학생들에게 삶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그냥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식으로만 돼서는 무슨 삶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겠나. 그렇게 성장해서는 장래가 암울하다. 어릴 때 꿈을 키워야 하는데 꿈을 키우기에 지금 학생들의 상황이 너무 여유가 없다.”
-입시제도가 바뀌어 청소년들에게 여유시간이 많아진다면 어떤 일을 하라고 권유하고 싶나?
“장래의 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젊었을 때 꿈을 설계하고 그 꿈을 향해서 쭉 따라간 사람들이 성공한다. 인간의 잠재력은 굉장하고 각자의 능력이 존재한다. A는 이것에 뛰어나고 B는 저것에 뛰어나기 때문에 각자 재능있는 부분을 키워서 세상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 그래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세상이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자기생각이 나올 수 있게, 내가 뭘 할까 생각하게 해주는 교육이 돼야 한다.”
-자녀가 더 체인지 활동을 한다면.
“100% 찬성이다. 초등학생은 해방돼 있어서 아직까지는 괜찮다.”
-캠페인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하는 메일에 가장 먼저 답해주셨는데 평소 청소년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은지.
“15~16대 의원 당시 교육과학기술위원에서 활동했다. 교과위 소속 위원이었기 때문에 다른 의원들보다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지역구 내에 학교도 자주 방문하게 되고 학부모들과 상담도 많이 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입시지옥에 갇혀있는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벗어나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이 크다.”
-저처럼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정체성을 잊지 않고 살았으면 한다. 이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외국에서 오랫동안 유학한 아이들 중에 정체성 혼란 겪는 아이들을 많이 목격했다. 외국어 등 장점을 잘 살리되 그 나라에 머무는데 만족하지 말고 한국인으로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을 늘 찾았으면 좋겠다.”
-왜 국회의원이 됐나?
“박정희 정권 시절에 대학생활을 했는데, 당시 많은 대학생들이 독재에 항거하는 운동을 했다. 그 중에 일부였다. 어렸을 때부터 바른 나라,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게 소망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학생회장을 했다.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꿈을 꿀 수 있게 도와주셨다. 은사들과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더 체인지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학생들이 그런 활동을 한다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 나도 후원자 역할을 할테니까 사무실도 와서 이용하고, 언제든지 물어보면 내가 돕겠다.”
?설훈 의원은
▲마산중·고등학교 졸업 ▲고려대 사학과 졸업 ▲‘긴급조치 9호 위반’ 구속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구속 ▲민주화청년연합(민청련) 창립 주도 ▲김대중 총재 비서 ▲제15대 국회의원 당선 ▲아태재단 이사 ▲제16대 국회의원 당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총선 불출마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경선후보 상황실장 ▲민주화평화연대 조직위원장 ▲부천 원미을 지역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현정 인턴기자 hjdj950309@theasian.asia
정리=김남주 기자